한국 오는 아프간인…의사 등 전문인력에 신생아도 3명

당초 계획 인원 427명…36명은 현지 잔류 택해
난민 준하는 처우·지원 받을 듯
정부, 26일 수용 대책 발표 예정

한국 정부와 협력한 아프가니스탄인들이 24일(현지시간) 카불 공항에 도착한 한국 공군 수송기에 탑승하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외교부 제공

우리 정부의 도움으로 26일 한국 땅을 밟을 아프가니스탄인 391명은 지난 수년 동안 아프간 현지에서 한국 정부의 재건 활동을 도운 사람들과 그 가족들이다.

우리 정부가 당초 계획했던 이송 인원은 427명이었으나 이들 중 36명은 아프간 잔류나 제3국행을 자발적으로 선택했다. 이를 감안하면 한국행을 원했던 아프간 협력자들은 모두 한국 땅을 밟게 된 것이다. 외교부 고위당국자가 25일 “이송률이 100%에 가깝다”고 말한 이유다.

한국은 테러와의 전쟁을 명분으로 2001년 아프간을 침공한 미국의 지원 요청에 따라 비전투부대를 아프간에 파병했다. 우리 군은 2007년 12월 철수했지만, 정부는 최근 아프간 정권이 탈레반에 넘어가기 전까지 국제사회와 함께 아프간 재건을 지원했고, 이 과정에서 현지인들을 고용했다.

특히 정부는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지방재건팀(PRT)을 보내 현지 병원과 직업훈련원을 운영했다. 여기서 근무했던 의사·간호사·정보기술(IT) 전문가·통역·강사 등 전문 인력과 그 가족이 한국에 오게 된 것이다.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국내로 이송되는 아프간인 규모와 관련해 “정확히 76가구 391명”이라고 설명했다. 5세 미만의 영유아가 100여명으로 알려졌다. 태어난 지 한 달이 채 안 되는 신생아도 3명 포함됐다. 정부는 영유아가 많은 점을 고려해 분유와 우유통 등도 미리 준비했다.

한국행을 택하지 않고 아프간에 남기로 결정한 36명은 ‘부모와 헤어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 등의 이유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정부가 계획했던 인원보다 실제 이송인원이 적어 탈레반의 방해로 이들이 출국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시민이 25일 서울 양천구 서울출입국·외국인청 난민신청 접수처 입구를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에 이송되는 아프간인 391명은 난민 인정자에 준하는 체류자격과 처우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법무부는 아프간 협력자들이 국내에 입국하면 우선 최장 90일간 국내에 체류할 수 있는 단기비자(C-3)를 발급하고, 이후 장기체류 비자로 일괄 전환할 예정이다.

국제법상 난민으로 인정받기 위해선 별도로 난민 인정을 신청하고 법무부의 심사를 거쳐야 한다. 심사를 통과해 난민으로 인정받을 경우 장기체류가 가능한 거주비자(F-2)를 받는데 이 경우 취업이 가능할 뿐 아니라 사회보장, 교육 지원, 사회적응교육, 직업훈련, 생계비 지원 등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아프간 협력자들은 이 같은 난민 인정 절차를 밟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부는 이들에게 발급할 장기체류 비자 종류와 취업 허용 여부 등에 대해선 아직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아프간 협력자 대다수가 현지 병원 등에서 일한 전문인력인 점 등을 고려할 때 취업도 허용할 가능성이 높다. 법무부는 아프간 협력자들이 난민 인정자와 마찬가지로 한국 사회에 원만히 정착할 수 있도록 별도의 적응 프로그램을 개발해 시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부는 아프간인들이 입국하는 26일 구체적인 입국 허가 절차와 수용 대책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특히 정부는 아프간인들이 입국한 이후에도 인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신원을 계속 확인할 계획이다.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서로 아는 사람들이고, 아프간에서 짧게는 1∼2년, 심지어 8년 동안 (일할 때) 아무 문제 없었다면 (이들이) 크게 위험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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