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지원’ 대출 만기는 연장, 이자 상환 유예는 중단 가닥

금융당국, 기준 금리 인상에 코로나19 피해계층 지원 부심
‘이자 상환 유예 2000억원’ 규모 불과, 충격 적어
금융권과 고위급 협의

지난 10일 인천시 구월동의 한 매장이 폐업하며 간판을 내리는 모습. 최현규 기자

한국은행이 전격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금융당국이 코로나19 피해계층 금융지원 연장 여부를 두고 부심하고 있다. 주로 자영업자인 피해계층의 대출 이자 부담 강화는 불가피한데,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 유행 장기화로 이들 업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어서다.

당국은 다음달 말 일몰이 예정된 대출 만기 연장‧이자상환 유예 등 금융지원 프로그램 가운데 대출 만기는 연장, 이자상환 유예 조치는 종료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각 대형지주와 시중은행 고위급 인사들과 이 같은 방안을 놓고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 관계자는 29일 통화에서 “다음 달 말 상황을 보고 지원 프로그램 종료 여부를 결정하려 했지만 델타 변이 확산세가 거센 게 변수”라며 “델타 변이 바이러스 상황만 아니면 재연장없이 프로그램을 종료해도 될 것으로 봤다. 하지만 확산세가 만만치 않아 피해계층을 지원하되 시장에 무리가 없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자영업자 등에 대한 대출 만기는 연장해주되 이자상환 유예 조치는 종료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난해 4월, 6개월 한시적 시행을 전제로 시작된 지원 프로그램은 그동안 두 차례 연장돼 다음달 말 종료 예정이다. 6월말 기준 총 지원금액은 204조 4000억원, 이 중 대출 만기 연장이 75만1000여건으로 192조5000억원을 차지한다. 원금 상환 유예 조치가 7만6000건에 11조7000억원, 이자상환 유예 조치가 1만5000건에 2032억원 수준이다.

이자상환 유예 조치는 당장 중단하더라도 규모가 2000억원 수준에 불과해 금융권 피해가 많지 않다는 게 금융당국 판단이다. 정부는 그동안 부동산값 등을 우려해 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으나 이 경우 코로나19 피해계층이 입는 타격이 높다는 점을 우려해왔다. 결국 금리가 인상된 이상 앞으로는 피해계층 지원책에 정부 역량을 결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른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리 인상 결정은 피해계층에게 막대한 이자부담을 안길 수밖에 없고, 이를 줄이기 위해 핀포인트 금융 지원책을 고려하고 있다”며 “내부적으로 아직 결정이 된 건 아니지만 피해계층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대출 이자가 오르는 상황에서 막연히 이자 상환만 유예해줄 경우 오히려 나중에 더 많은 이자를 갚아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며 “매월 부담하는 이자의 액수 자체는 크지 않으니 조금씩 갚아가며 경기 회복을 기다리는 게 더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종 결정은 고승범 금융위원장 내정자의 취임 이후에 결정될 전망이다. 고 내정자는 앞선 27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지원 프로그램 종료 여부에 대해 “방역상황도 그렇고 상황이 오히려 더 심각해진 측면도 있다”며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어려움을 충분히 감안한 결정을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지원 프로그램 연장이 결정될 경우 한계기업(좀비기업)의 연명치료에 불과하고 대출 시장의 도덕적 해이가 있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당국 관계자는 “그건 금융권 실무진의 의견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비 오는데 우산까지 뺏을 순 없다는 의미다. 금융당국은 금융권과의 추가 협의를 통해 추가 연장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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