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내내 이어진 민주당 의총…언론법 ‘강행’ vs ‘신중’ 평행선


진영을 가리지 않고 쏟아진 ‘입법 독주’ 비판에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본회의 직전 의원총회가 끝날 때까지도 의원들 사이에서 언론중재법 강행론과 신중론이 모두 분출했다. 다만 다수는 강경한 쪽이었다. 민주당 원로를 비롯해 신중파 의원들이 충분한 숙의를 거치자는 의견을 피력했지만 강행파들은 어렵게 꺼낸 언론개혁이 야당의 시간끌기에 좌초될 것을 우려했다.

30일 열린 민주당 의총에서는 언론법 처리 방안을 두고 강행론과 신중론이 팽팽하게 맞섰다. 언론개혁 자체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지만 상정을 앞두고 있는 언론법의 내용, 처리 방식 등을 두고 의원들 간에도 의견이 엇갈렸다. 20명 안팎의 의원들이 각자 의견을 제시하면서 의총은 애초 본회의 개회 예정시각이었던 오후 5시를 넘어서까지 이어졌다.

신중파 의원들은 언론법 처리에 앞서 숙의과정을 더 거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민주당이 다시 ‘오만·독선’이라는 프레임에 갇히는 사태를 우려했다. 국민의힘뿐만 아니라 정의당마저 반대하고, 해외 언론단체에서도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밀어붙이기식 강행처리가 민주당을 되레 고립시킬다는 것이다. 대선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솔직히 언론법이 지금 시급한 민생과 무슨 관련이 있나”이라며 “그동안 지도부가 민생개혁을 앞세워서 돌아선 중도층을 잡기 위해 얼마나 신경 써 왔는데, 그 노력이 한순간에 무산될 수도 있다”고 토로했다. 조응천 의원을 시작으로 이상민 의원 등 당내 소신파 의원들이 잇달아 신중론을 제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민주당의 원로 정치인들도 이날 송영길 민주당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신중처리를 당부했다. 유인태 전 국회사무총장은 SBS에 출연해 “송 대표에게 ‘4월 7일의 밤을 기억하라’고 그랬다”며 “그냥 막 서둘러서 당시 180석의 위력을 과시하고 독주하는 것처럼 (한 게) 결국 심판받은 것 아니냐”고 말했다. 문희상 전 국회의장 등도 신중론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의총 내에서는 강행처리를 주장한 의원들이 다수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미디어특별위원회를 이끄는 김용민 최고위원 등을 비롯한 강행파 의원들은 야당의 추가 논의 요구를 언론개혁을 지연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보고 있다. 국민의힘이 징벌적 손해배상과 고의·중과실 추정 등 개정안의 핵심조항을 철회하라는 수용불가능한 요구로 일관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당내 주류인 개혁지지세력의 강력한 언론개혁 요구 역시 민주당이 외면하기 힘든 지점이다. 실제 일부 강성당원들은 신중론을 주장한 의원 10명을 ‘언론 10적’으로 지목해 전화·문자로 항의하는 등 압박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4·7 보궐선거 참패 이후 취임한 송 대표가 조국 사태 사과와 부동산 정책 선회 등으로 지지층의 불만이 높아져 있다. 지도부 입장에선 언론개혁에서마저 물러서면서 개혁 동력이 모두 소진되며 지지층 이탈이 가속화되는 상황이 부담이다.

정현수 박재현 기자 jukebox@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