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스포츠

연예·스포츠 > 스포츠

목숨 건 아프간 탈출 라소울리, 감격의 패럴림픽 점프

[도쿄패럴림픽] 육상 남자 멀리뛰기 13위

아프가니스탄 국가대표 호사인 라소울리가 31일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도쿄패럴림픽 육상 남자 멀리뛰기(T47) 결선에서 도약하고 있다. AP뉴시스

아프가니스탄에서 목숨을 걸고 국경을 넘은 호사인 라소울리(26)가 패럴림픽 무대를 밟았다.

라소울리는 31일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도쿄패럴림픽 육상 남자 멀리뛰기(T47) 결선을 출전자 13명 중 13위로 마쳤다. 1차 시기에 4.37m, 2차 시기에 4.21m, 마지막 3차 시기에 4.46m를 넘었다.

금메달을 차지한 쿠바 국가대표 로비엘 세르반테스의 7.46m와 비교하면 라소울리의 기록은 미흡하게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라소울리에게 메달보다 중요한 것은 출전이었다.

라소울리는 지난 16일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을 떠나 17일 도쿄에 도착할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탈레반이 출국을 하루 앞둔 15일 카불의 대통령궁을 장악한 뒤 내전 승리를 선언하면서 라소울리의 계획은 틀어질 위기에 놓였다.

아프가니스탄이 구성한 패럴림픽 선수단은 라소울리와 여자 태권도의 자키아 쿠다다디(23)까지 2명이다. 두 선수는 결국 지난 24일 패럴림픽 개회식에 참가하지 못했다.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는 선수들의 참가 가능성을 열어 두고 개회식에 아프가니스탄 국기를 입장시켰다.

국제사회는 아프가니스탄 선수들을 외면하지 않았다. 호주 정부는 아프가니스탄 선수들의 탈출을, 프랑스 정부는 체류를 각각 도왔다. 선수들은 지난 주말부터 프랑스 파리 국립스포츠연구원에 체류하며 훈련과 휴식을 병행했다.

정치 현안에 개입할 수 없는 IPC와 세계태권도연맹을 포함한 스포츠·인권 단체들은 이들의 패럴림픽 출전 길이 열리도록 물밑에서 인적·행정적으로 지원했다. 라소울리와 쿠다다디는 결국 지난 28일 밤 도쿄에 도착해 패럴림픽 출전이 성사됐다.

아프가니스탄 국가대표 호사인 라소울리가 31일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도쿄패럴림픽 육상 남자 멀리뛰기(T47) 결선에서 도약한 뒤 엄지를 세워 인사하고 있다. AP뉴시스

라소울리의 주력 종목은 육상 100m다. 하지만 이 종목은 라소울리의 입국 하루 전인 27일에 끝났다. IPC는 육상 남자 400m 출전을 권유했지만, 라소울리는 멀리뛰기 출전을 결심했다. 자가격리를 마친 이날 경기장에 처음 나와 힘찬 도약으로 혼란에 빠진 아프가니스탄 국민에게 희망을 선사했다.

쿠다다디는 9월 2일 태권도 여자 49㎏급(K44)에 출전한다. 태권도는 도쿄패럴림픽에서 처음으로 정식 종목이 됐다. 쿠다다디가 첫 경기를 소화하면 아프가니스탄 최초의 여성 패럴림픽 선수로 기록된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