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사이에 총수입이 14조나 늘었다? 정부의 고무줄 세입 전망

7월 추경 때만 해도 내년 총수입 534조 예상
내년 예산 발표하면서는 548조로 14조원 상향
“내년 국세 수입 7.8% 증가 지나친 낙관”


정부가 내년에 604조원대 ‘슈퍼예산’을 편성하면서 불과 두 달 사이에 세입 전망을 14조원 이상 늘린 것으로 확인됐다. 슈퍼예산 편성에 따르는 재정 악화 논란을 피하고자 일부러 세수 추계를 낙관적으로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기획재정부는 31일 2022년 예산안과 함께 발표한 ‘2021~2025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 내년 총수입을 548조8000억원으로 전망했다. 그런데 기재부는 7월 초 올해 2차 추경을 편성하면서 국회에 제출한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는 내년 정부의 총수입을 534조7000억원으로 전망했었다. 두 달도 안돼 총수입 전망치를 14조1000억원 늘린 것이다.

국세 수입 전망치 역시 같은 기간 13조원 가까이 늘었다. 기재부는 2차 추경 편성 당시 내년 국세 수입을 325조8000억원으로 전망했지만, 내년 예산안을 편성하면서는 전망치를 338조6490억원으로 높였다.

고광효 기재부 조세총괄정책관은 이와 관련해 “2차 추경 당시 세입 전망은 올해 세입 추계에 경상성장률만 활용해서 나온 것이고, 내년 예산안에서의 세입 전망은 추경 이후 각종 거시경제 지표와 전문가 자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추계모형을 통해 산출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추경 편성 이후 두 달 새 정부가 세입 전망을 높일 만큼 뚜렷한 경제 호조는 없었다는 점에서 정부가 슈퍼예산 편성을 합리화하기 위해 지출의 바탕이 되는 세입 전망을 부풀린 것 아니냐는 의혹을 피할 수 없다.


정부가 내년 국세 수입이 올해보다 7.8%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 것을 두고도 장밋빛 전망이란 지적이 제기된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정부가 전제로 둔 4.2%의 경상성장률을 토대로 추계해도 국세 수입이 7.8%나 증가한다는 건 지나치게 낙관적인 전망”이라고 꼬집었다. 기재부는 양도소득세나 증권거래세와 같은 자산 관련 세수는 각각 11.9%, 9.0% 감소할 전망이지만, 종합소득세(26.0%), 법인세(12.6%), 상속증여세(10.0%), 부가가치세(9.7%) 등 세목에서 올해보다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기재부가 총수입과 총지출의 증가율 비교 기준을 각각 따로 둔 것을 두고도 뒷말이 많다. 기재부는 예산안 보도자료에서 내년 총지출은 올해보다 8.3%, 총수입은 6.7% 각각 증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총지출의 비교 기준은 올해 본예산으로 잡았지만, 총수입의 비교 기준은 올해 2차 추경예산을 기준으로 잡았다. 이런 ‘세입 따로, 세출 따로’ 비교는 다소 이례적인 일이다. 기재부는 앞서 지난해 8월 올해 본예산을 발표하면서는 총수입과 총지출 증가율을 모두 지난해 본예산과 비교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올해 2차 추경 편성 당시 세수 추계가 정확하지 않아 논란이 됐다. 이미 정확하지 않은 세수 추계치를 내년 본예산에까지 그대로 쓸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올해 본예산 발표 당시 총수입을 기준으로 내년 총수입 증가율을 산출하면 증가율이 13.7%로 배 이상 뛴다.

기재부는 “코로나19 위기 이후 경제 회복이 예상보다 빠르고 강할 것”이라며 정부의 총수입이 2025년까지 연평균 4.7%(국세는 5.1%)씩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역시 잠재성장률이 떨어지고 있는 경제 상황을 간과한 전망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세종=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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