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300만원’ 직장인, 고용보험료 年 3만6000원 더 낸다

박화진 고용노동부 차관이 1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고용보험위원회에서 의결한 '고용보험기금 재정건전화 방안'을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

내년 7월부터 직장인 고용보험료율이 1.6%에서 1.8%로 오른다. 월 300만원을 받는 직장인의 경우 매달 3000원, 연 3만6000원의 보험료를 더 내야 한다. 코로나19로 실업급여가 급증해 고용보험기금이 바닥나자 정부는 2019년 10월 0.3% 포인트 인상 후 다시 추가 인상을 결정했다.

고용노동부는 고용보험위원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고용보험기금 재정 건전화 방안’을 의결했다고 1일 밝혔다. 앞서 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은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고용보험료율 인상도 재정건전화를 위한 방법”이라며 보험료 인상을 시사한 바 있다<국민일보 8월 17일자 10면 참조>.

고용보험료율은 1995년 관련 제도가 도입된 후 4차례 올랐다. 현 정권 들어서는 2019년 10월에 1.3%에서 1.6%로 인상된 바 있다. 보험료율 인상과 추가 인상 결정이 같은 정권에서 이뤄진 건 처음이다. 고용보험기금 적립금이 올 연말 3조2000억원 적자로 예상되자 정부가 ‘보험료 인상’ 카드를 다시 꺼낸 것이다.

이번 인상으로 보험료율은 내년 7월부터 1.8%가 된다. 고용보험료는 노사가 절반씩 부담하는 만큼 내년 7월부터 노사 부담은 각각 0.9%가 되는 셈이다. 월급 300만원인 직장인을 예로 들면 고용보험료는 월 4만8000원에서 5만4000원으로 6000원 인상된다. 노사는 각각 월 2만4000원에서 2만7000원으로 3000원씩 더 내야 한다.

고용보험기금 고갈은 코로나19 이후 실업급여 지급액이 급증한 탓이 크다. 지난해 실업급여 지급액은 12조2000억원으로 2018년과 2019년 대비 각각 82%, 45% 늘었다. 올 상반기에만 6조5000억원이 지급됐다. 다만 경제가 힘든 상황에서 정부가 기금 운용 실패에 따른 부담을 국민에게 전가한다는 비판도 피할 수 없게 됐다. 박 차관은 “고용유지 지원과 취약계층 생활안정 지원에 총력을 다한 결과 기금 재정이 악화했다”며 “보험료율 인상을 최소화하는 등 노사 부담을 완화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보험료율 인상 시기를 내년 7월 1일로 결정한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현 정부에서 2차례 인상하는 것이 부담스러워 책임을 차기 정부로 미뤘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박 차관은 “책임을 차기 정부에 떠넘기려 했다면 요율 인상 결정을 미리 내리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코로나19 개선 정도, 경제회복 가능성, 노사 의견 등을 고려해 내년 7월 1일로 결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정부는 재정건전화 방안 마련으로 차츰 재정수지가 개선돼 2025년에는 적립금이 8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에는 보험료율 인상과 더불어 정부 재원(일반회계 전입금) 1조3000억원을 투입해 3조원을 확보할 계획이다. 청년추가고용장려금, 특별고용촉진장려금 등 6개 사업을 종료하고 고용유지지원금 등 사업 규모를 축소해 2조6000억원을 추가로 적립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세종=최재필 기자 jp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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