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법 조목조목 비판한 유엔보고관…“표현자유 제한 정당화 안돼”

30조2항 거론하며 “표현 모호”
“과도한 손해배상은 자체검열 초래”
정부 답변 요청…국제적 공론화 조짐

1일 중구 언론노조 회의실에서 전국언론노조와 한국기자협회, 방송기자연합회 등 언론 현업 5단체 주최로 '언론중재법의 사회적 합의를 위한 독립 기구 제안'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가 1일 언론중재법 개정안이 정보의 자유와 언론 표현의 자유를 심하게 제한할 수 있다며 법안 수정을 촉구했다. 법적 구속력이 없는 권고사항이지만 관련 내용이 유엔 인권이사회에 보고되는 만큼 국제사회에서 공론화될 수 있다. 국내 인권단체가 진정을 제기한지 사흘 만에 보고관이 ‘특별절차’를 거쳐 서한을 보낸 것은 그만큼 국제사회도 이 사안을 엄중히 보고 있다는 의미다.

아이린 칸 유엔 의사·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은 이날 OHCHR 홈페이지에 공개한 8월 27일자 서한에서 정부·여당이 추진하려는 언론중재법을 조목조목 비판하며 이런 견해를 밝혔다.

보고관은 고의·중과실 추정 조항인 30조2항과 관련해 “매우 모호한 표현”이라며 “민주주의 사회에 필수적인 광범위한 표현을 제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허위조작’ ‘보복적’ 보도 등 자의적으로 해석이 가능한 부분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런 우려는 정보 접근과 아이디어의 자유로운 흐름이 특히 중요해지는 2022년 3월 대선을 앞두고, 또는 그 기간 고조된다”고 지적했다.

5배 징벌적 손해배상에 대해서도 보고관은 “너무 균형에 맞지 않는다”며 “과도한 손해배상이 언론의 자체 검열을 초래하고 공중이익이 걸린 사안의 중요한 토론을 억누를 수 있음을 진지하게 우려한다”고 했다. 아울러 “언론인들이 유죄추정(고의·중과실)을 반박하기 위해 취재원을 누설하도록 강요받을 수 있고, 이는 언론 자유에 중대한 위협이 된다”고 덧붙였다.

보고관은 한국도 가입한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ICCPR)’ 19조가 정부에 의사·표현의 자유를 존중·보호할 의무를 부여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허위정보 금지 취지만으로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제한을 정당화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국에 과도한 재량을 부여해 (법의) 임의적인 시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보고관은 이런 우려에 대한 우리 정부의 추가적인 정보나 논평을 제공할 것을 요청했다. 특히 ICCPR 19조 등이 규정한 정부의 책무와 어떻게 일치하는지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고, 개정안이 국제인권기준과 일치하도록 수정할 것을 촉구했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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