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의 속보이는 변심’ 남양유업 매각 결국 법정행

주가 급락에 다시 불매운동 움직임도


자사 유제품이 코로나19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다 거센 비판이 일었던 이른바 ‘불가리스 사태’가 촉발한 남양유업 매각 건이 3개월 만에 파국을 맞았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돌연 매각 계약 해제를 통보하며 재매각에 나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법원도 사모펀드 한앤컴퍼니(이하 한앤코)가 신청한 남양유업 주식 처분 금지 가처분을 인용하면서 결국 소송전에 돌입하는 모양새다.

홍 회장은 1일 법률대리인인 LKB앤파트너스를 통해 한앤코를 상대로 주식매매계약 해제를 통보했다. 남양유업은 지난 5월 27일 홍 회장 측이 보유한 지분 53.08% 전량을 3107억원에 한앤코에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상 거래종결일인 지난달 31일을 넘기자마자 매각 철회를 공식화한 것이다.

홍 회장은 입장문에서 “매수자 측이 계약 체결 후 태도를 바꿔 사전 합의 사항에 대한 이행을 거부했다”며 매각 결렬 책임을 한앤코에 돌렸다. 이어 “매수자 측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계약 이행만을 강행하기 위해 비밀유지의무 사항들도 위배했다”며 “특히 거래종결 이전부터 인사 개입 등 남양유업의 주인 행세를 하며 부당하게 경영에 간섭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한앤코는 홍 회장 주장과 관련해 “전혀 사실 무근”이라며 “계약이 계속 유효하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본 계약 발표 후 홍 회장 측에서 가격 재협상 등 당사나 어느 누구라도 수용하기 곤란한 사항들을 ‘부탁’해왔다”며 “지난달 중순 이후에는 돌연 무리한 요구들을 거래종결의 ‘선결 조건’으로 새롭게 내세우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애초 업계 안팎에선 홍 회장 측이 매각가에 불만을 가지고 있다는 소문과 함께 계약을 파기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었다. 남양유업 연매출 규모가 1조원에, 유형 자산 가치만 2600억원이 넘는 만큼 ‘헐값 매각’이라는 시각도 있었기 때문이다.

홍 회장은 지난 7월 30일 경영권 매각을 위한 임시주주총회를 거래종결일을 넘긴 이달 14일로 돌연 연기했다. 아울러 ‘회장직을 내려놓겠다’는 약속도 어긴 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여기에 장남과 차남이 복직·승진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애초에 매각 의지가 있었는지에 의구심이 커졌다.

양측 입장이 극명하게 엇갈리는 만큼 법정에서 시비가 가려질 전망이다.

홍 회장은 “악의적으로 사실관계를 왜곡해 ‘노쇼’라고 저를 비방했던 일체의 과정에 대한 책임도 묻겠다”며 “계약해제 통보가 이루어졌음에도 가처분 신청을 취하하지 않는다면 그에 따른 손해배상 역시 감수해야 할 것”이라며 소송전을 예고했다. 하지만 소송전은 한앤코 측에 유리하다는 시각이 많다. 서울지방법원도 한앤코가 홍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전자등록주식처분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며 한앤코의 손을 들어줬다. 결국 홍 회장으로선 계약 해지 사유가 단순 변심이 아니라는 걸 입증할 수 있을지가 관건일 것으로 보인다.

한편 매각 무산 소식이 전해진 이날 남양유업 주가는 3% 이상 급락했다. 주주와 소비자들의 비판도 잇따르고 있어 남양유업이 또다시 불매운동에 휩싸일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

남양유업 재매각? 장기전?… “홍원식 회장 ‘경영권 연장’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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