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 게임 셧다운한 中, 국내 게임계 “불안정성 확대”


중국에서 청소년의 일주일 게임 이용 시간을 3시간으로 제한하는 초강도 규제안을 발표하면서 중국 시장을 ‘기회의 땅’으로 여겨왔던 국내 게임 업계는 긴장한 기색으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게임사들은 이번 발표가 추후 다른 규제로 가지를 뻗을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중국 게임 정책을 총괄하는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은 지난달 30일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18세 미만 미성년자의 주간 게임 이용 시간을 금, 토, 일요일, 법정 공휴일 오후 8시부터 9시까지로 제한한다고 발표했다. 이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면 청소년은 한 주에 3시간만 게임을 할 수 있다.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통제 정책이다.

국내 게임 업계는 중국의 돌발 조치에 “중국답다”는 반응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 시장의 불확실성은 꽤 익숙한 일이라고 입을 모아 말했다. 그러면서도 “앞으로 더 큰 규제를 내놓을 발판이 생겼다”는 걱정 깃든 목소리를 냈다.

한 중견 게임사 관계자는 “당장은 큰 타격이 없어도 중국에서 게임 같은 콘텐츠 산업에 대해 고강도 규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후속적으로 더 강한 규제가 나와도 이상하지 않다는 불안감이 게임사 사이에 퍼져 있다”고 전했다. 그는 “게임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중국 내에 확산되는 것도 시간 문제”라고 첨언했다.

업계인들은 중국의 깜깜이 프로세스와 돌발조치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라고 했다. 일례로 국내 게임사들은 중국 시장에서 유료 게임 서비스를 하려면 허가증인 ‘판호’를 발급받아야 하는데, 지금껏 국내 게임사들은 판호를 신청하고도 제대로 접수가 됐는지조차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고 한다. 중국은 지난 2017년 한반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후 경제 보복(한한령)을 본격화하며 4년 가까이 국내 게임사에 판호를 발급하지 않다가 최근에야 소수 게임에 라이선스를 내줬다.


중국 시장에 정통한 한 업계 관계자는 “어느날 갑자기 판호가 발급되더라도 어떤 배경에서 비롯됐는지 게임사 당사자조차 잘 알지 못한다”면서 “앞으로도 어떤 게임에 판호가 나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업계와 학계, 정부에서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지만 대부분이 ‘뇌피셜(근거 없이 상상하는 일)’이다”고 말했다.

중국 당국의 청소년 보호 조치도 오랜 시간 이어져온 불안요소였다. 이번 고강도 규제가 있기 전 중국 당국은 ‘미성년자 과몰입 방지법’을 제정해 청소년 대상 하루 90분, 주말과 공휴일엔 3시간만 게임 이용을 가능하게 했었다. 아울러 국내에선 ‘강제적 셧다운제’로 불린 심야시간 이용 제한도 시간 제한 폭을 넓힌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8시까지로 시행했고, 결제 한도도 수만원 선에 형성했었다.

여러 불안 요소에도 게임사 입장에서 ‘차이나 드림’을 쉽게 내려놓을 순 없다. 국내외 유수의 게임사들은 중국 시장에서의 흥행을 바탕으로 폭발적인 실적 성장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갖가지 규제와 불안 속에서도 국내 게임 산업의 중국 수출 비중은 40%에 달한다.

한 대형 게임사 관계자는 “이번 규제로 국내 게임사 입장에서 중국의 상당한 부확실성을 확인한 사건이 아닌가 싶다”면서도 “규제와 진흥을 균형 있게 맞춰가는 게 아니라 강력한 규제로 일관하고 있다. 이후 성인 규제로 뻗어나가지 말란 법이 없다”고 우려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개별 게임사의 중국 의존도가 줄어들지언정 중국 시장 자체에 대한 메리트가 워낙 크기 때문에 국내 게임사의 수출 의지는 꺾이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올해 말이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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