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실집행 14.5% 수두룩한데…국민참여예산 대폭 증가

2022년에도 246억원 증액 편성

2018년 도입 이후 매년 예산 증가
임산부 친환경농산물 지원사업 등
실집행 부진 2018년 결산에도 지적


정부가 지난해 국민참여예산 집행에 대한 국회 결산 과정에서 다수 사업의 실제 집행이 부실하다는 지적을 받았음에도 내년도 예산안에 국민참여예산을 대폭 확대했다. 과거에도 비슷한 지적을 받았음에도 내실을 기하기보다는 외형을 키우는 데 치중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기획재정부는 내년도 국민참여예산을 총 71개 사업, 1414억원을 내년 예산안에 반영했다고 2일 밝혔다. 내년 국민참여예산 사업비는 올해보다 246억원(21.1%) 늘었다. 국민참여예산은 국민이 직접 예산 편성을 제안하는 등 국민 의견을 예산 편성 과정에 적극 반영한다는 취지로 도입된 제도다. 누구나 홈페이지를 통해 정부에 예산 사업을 제안할 수 있다. 현 정부 2년차 때인 2018년 처음 도입돼 올해 시행 4년 차를 맞는다.

도입 첫해인 2018년에는 시범사업으로 6개 사업, 422억원 배정에 그쳤지만 이후 국민참여예산은 매년 확대됐다. 이듬해인 2019년 사업 수가 38개로 확 늘었고 배정 예산도 928억원으로 두 배 늘었다. 지난해에는 사업 수는 38개로 2019년과 같았지만, 예산이 1057억원으로 늘었다. 올해는 사업 수가 63개로 늘고 배정예산도 1168억원으로 소폭 늘었다.

국민의 예산 편성 참여를 높인다는 취지는 좋았지만, 편성된 예산의 실제 집행이 부진한 사례가 잇따른 점이 문제였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2020회계연도 결산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편성된 국민참여예산 사업 가운데 실집행률이 80%에 못 미치는 사업은 12개로 전체(38개) 3분의 1가량 된다.


이 보고서에 언급된 대표적인 사례가 ‘임산부 친환경농산물지원 시범사업’ 예산이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주관한 이 사업은 임산부에게 연간 48만원 한도 내에서 최대 월 2회 친환경 농산물을 집앞까지 배송, 임산부의 건강과 친환경농산물의 소비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좋은 사업으로 주목을 받았다. 정부는 지난해 예산안 편성 당시 이 사업을 주요 이색사업으로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정부는 2019년 지난해 본예산 편성 과정에서 이 사업 예산을 90억원 편성, 경기도 부천 등 전국 14개 지자체에서 시범 실시하다가 지난해 5월 국무회의를 거쳐 국비 44억원을 추가 투입해 서울 등 대상 지역도 10곳 더 확대했다.

하지만 지난해 연말 기준 이 사업 예산의 실집행률은 14.5%에 그쳤다. 이와 관련해 농식품부 관계자는 “임산부 한 명이 12개월간 주문할 수 있다 보니 회계연도(2020년) 안에 주문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며 “이월된 예산으로 올해 집행한 것까지 합치면 실집행률은 60%에 육박한다”고 말했다.

실집행이 부진한 것은 이 사업뿐만이 아니다. 의료기기 오프라인 불법 광고 모니터링(17.9%), 독도입도영상시스템 구축(34.5%) 등의 사업도 지난해 연말까지 실집행률이 50%에도 못 미친 것으로 집계됐다. 독도입도영상시스템 구축 사업과 관련해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지난해 태풍 영향 등으로 독도에 들어갈 수 있는 날이 적어 집행이 부진했지만, 올해 모두 집행을 마쳤다”고 설명했다.

앞서 2018년 결산에서도 국회는 일부 국민참여예산 사업의 부진한 실집행률을 꼬집으면서 “기재부가 사후관리 미흡 문제와 관련해 면밀한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문한 바 있다. 기재부는 이와 관련해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사업 추진 제약과 사업착수 준비기간 소요로 일부 사업의 실집행률이 줄었다”며 “올해의 경우 적극적인 실집행 제고 노력으로 2분기까지 집행률이 1년 전보다 대폭 개선됐다”고 주장했다. 기재부에 따르면 올해 국민참여예산 사업의 2분기까지 실집행률은 46.4%로 1년 전보다는 15.9% 포인트 올랐다.

내년 국민참여예산에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 인권 보호 등에 관련된 예산이 781억원으로 절반 이상 편성됐다.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한 특수목적 음압 구급차를 보강하기 위한 예산 63억원과 아동학대 피해아동쉼터 설치 등 아동학대 대응 강화를 위한 예산이 514억5300만원(5개 사업) 편성됐다. 성범죄자 신상정보등록 대상자를 관리하기 위한 예산도 15억6400만원으로 올해 예산보다 2억8400만원 증액됐다.

세종=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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