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판단할 것”…이재명 ‘회피 화법’에 뿔난 후발주자들


민감한 질문에 답변을 회피하는 듯한 이재명 경기지사의 화법을 두고 더불어민주당 대선경선후보들이 일제히 비판에 나섰다. 이 지사 측은 경선에서의 토론·논쟁이 소모적인 신경전으로 비화하는 걸 막는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후발주자들은 안정적인 지지율을 방패삼아 정당한 검증도 피하고 있다며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이낙연 전 대표는 2일 KBS 라디오에서 “자기에게 유리한 얘기만 하고 상대 질문에 답을 안 해버린다거나 이런 일이 더 심해졌다”고 이 지사를 비판했다. 전날 오마이뉴스TV가 주관한 민주당 경선 토론회에서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의 1대 1 토론에서 기본소득 재원마련에 대한 질문에 제대로 답변하지 않은 장면을 지목한 것이다. 정 전 총리는 “오늘뿐만 아니라 이 지사는 나쁜 버릇이 있다. 누가 질문을 하면 답변을 안 하고 이리저리 피한다”며 토론태도에 불쾌감을 표했었다.


박용진 의원와의 토론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반복됐다. 기본주택을 두고 논쟁이 벌어지자 이 지사는 “판단은 국민께서 하실 것이다. 저와 말싸움해서 결판낼 게 아니다”고 주제를 전환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 의원은 이날 충북도청 기자간담회에서 “막무가내식 답변 회피와 무책임한 태도는 우리 후손들이 장미꽃처럼 활짝 핀 대한민국을 누리면서 살아가기 힘들게 하는 것”이라며 직접적으로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이 지사 측은 경선공방이 지나친 네거티브 소모전으로 치닫는 걸 막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입장이다. 경선 이후 ‘원팀’으로의 회복이 불가능할 정도로 신경전이 과열되어선 안된다는 것이다. 이재명캠프의 한 의원은 “이번 무료변론 논란에서처럼 개인의 송사 같은 사생활을 두고 자꾸 답변하라고만 몰아붙이는 걸 정당한 검증과정이라 보기가 어렵지 않냐”며 “답변을 하면 또 꼬리를 물고 네거티브 식으로 가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지사와 각을 세워서 자신을 부각시켜야 할 다른 주자들은 이 지사의 이런 태도를 못마땅해하는 눈치다. 지지율을 수성하기 위해 검증을 회피하는 전략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 지사에게 우호적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토론회에서 “이 지사는 민감한 현안에 대해서는 좀 회피하는 태도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낙연 캠프는 전날 이재명 캠프에서 제기한 상속세 누락 의혹에 대해 해명한 뒤 이 지사가 변호사 수임료로 얼마를 지출했는지 해명할 것을 재차 요구했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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