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인 듯 종이 아닌 ‘이것’…어떻게 버리세요? [에코노트]

게티이미지뱅크

요즘 식당에 가면 물컵 대신 종이컵을 내주는 곳이 많아졌죠. 코로나19 때문이라고는 하나 다른 식기는 쓰면서 굳이 물컵만 일회용품을 써야 하는지 찜찜한 기분이 들곤 합니다. 카페도 예외는 아닙니다. 텀블러를 챙겨가도 일회용컵만 쓸 수 있다고 하니, 텀블러를 들고 다녀야 할지 고민됩니다. 그래도 종이컵은 플라스틱컵보다 낫겠지, 종이니까 재활용이 더 잘 되겠지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 텐데요. 글쎄요. 과연 현실은 어떨까요?

플라스틱 코팅한 종이컵·종이팩… 재활용 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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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용 종이컵이나 우유·주스 등이 담긴 종이팩은 플라스틱으로 코팅된 종이입니다. 액체를 담아도 젖지 않도록 내부(혹은 양면을 모두) 폴리에틸렌(PE)으로 코팅한 것이기 때문에 일반 종이와 함께 배출하면 재활용이 되지 않습니다. 종이를 재활용하려면 물에 풀어서 섬유질을 분리해야 하는데, 플라스틱으로 코팅된 종이는 일반 종이와 달리 물에 풀어지는 속도가 느리기 때문입니다.

재활용 결과물도 다릅니다. 종이(폐지)는 새 종이나 노트로 재활용되고, 종이컵이나 종이팩은 두루마리 휴지, 미용 티슈로 다시 탄생합니다. 이때 종이컵과 종이팩도 재활용 공정이 다르기 때문에 ① 종이(폐지) ② 종이컵 ③ 종이팩은 모두 각각 분리 배출해야 합니다.

폐지와 종이팩이 섞여서 버려진 모습. KTV 국민방송 유튜브 캡처

폐지와 종이컵·종이팩을 섞어서 버리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재활용 업체에서 제품을 일일이 골라낸 뒤 코팅을 벗겨내는 공정을 거치거나, (자체 공정이 없을 경우) 종이컵·종이팩을 재활용할 수 있는 곳으로 다시 보내야 합니다. 업체들은 이 비용과 시간을 감당할 수 없어 재활용을 포기하고 소각해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환경단체들은 우리나라 일회용 종이컵의 재활용률이 5%도 안 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종이팩은 그보다 나은 20% 수준이지만 이 수치도 계속 떨어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회수해서 재활용하는 체계가 부족하다는 의미입니다.

특히 일회용 종이컵은 주로 밖에서 쓰는데, 주위에 종이컵 전용 수거함이 없으면 일반쓰레기로 버릴 수밖에 없겠죠. 코로나로 일회용품 사용이 늘어난 지금 같은 때일수록 정부가 종이컵 회수 체계에도 신경을 써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종이팩 모으면 00로 교환? 분리배출 팁
언스플래시

우유나 두유, 주스 등을 마신 뒤 배출하는 종이팩은 어떨까요. 종이컵보다는 가정에서 많이 소비하니 재활용률을 좀 더 높일 방법이 있지 않을까요?

종이팩의 경우, 여러 지자체에서 ‘휴지 교환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종이팩을 모아 주민센터 등에 갖다 주면 1㎏당 휴지 1~2개로 교환해주는 서비스죠. 일부 지자체는 종량제 쓰레기봉투로 바꿔주기도 합니다. 우유팩을 씻고 말리고 모으는 수고에 비해 보상이 적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자원의 선순환’을 몸소 체험할 수 있지요. 우리 동네에서도 시행하고 있는지 꼭 확인해보세요.

서울 양천구에 설치된 종이팩 분리배출함.

서울에는 종이팩을 넣어 포인트를 쌓는 ‘종이팩 분리배출함’도 생겼습니다. ‘오늘의 분리수거’ 앱을 설치한 다음 수거함 위치를 찾고, 종이팩에 부착된 바코드를 기기에 인식시킨 뒤 배출함에 넣으면 됩니다. 음료가 들어있는 종이팩이면 크기에 상관없이 1개당 100포인트가 쌓이는데, 이렇게 적립한 포인트로 물건도 살 수도 있고 기부도 가능합니다.

제로웨이스트샵 '지구살림터' 인스타그램 캡처

집에서 가까운 제로웨이스트샵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우유팩이나 병뚜껑 등을 회수해서 재활용 업체에 보내는 ‘회수 센터’ 역할을 하는 가게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거든요. 우리 동네 제로웨이스트샵 위치가 궁금하다면 지난 [에코노트] 기사를 참고해보세요.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6015969&code=61121711)

플라스틱이 분해되는 데 수백 년이 걸린다는 건 널리 알려져 있죠. 종이를 주원료로 한 우유팩도 분해되는 데 5년, 일회용 종이컵은 20년 이상 걸린다고 합니다. 우유팩을 씻고 펼쳐서 정리하는 시간, 5분이면 충분하지 않을까요? 귀찮다고 생각하기 전에 아주 조금만, 조금만 노력해보자고요.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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