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주가 두달 만에 40% ‘뚝’…주주들 ‘뿔났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지난 5월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에서 회사 매각 의사를 밝히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지분을 매각하기로 했던 사모펀드에 주식매매계약 해제를 통보한 남양유업의 주가가 사흘 연속 급락했다. 홍원식 회장 일가가 경영에서 손을 뗀다는 소식이 주가 상승의 결정적 재료였던 만큼 내림세도 가파른 양상이다. 홍 회장의 지배력과 경영권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며 남양유업 주주들의 공분도 거세지고 있다.

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남양유업은 전일보다 2.78%(1만4000원) 떨어진 49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말 56만5000원에 거래를 끝냈던 남양유업 주가는 1일 홍 회장이 매각 무산을 선언하자 3거래일 만에 13.27%나 하락했다.

남양유업 주가는 지난 5월 사모펀드 매각 소식이 전해진 후 급등세를 보였다. 사모펀드 한앤컴퍼니(한앤코)의 인수 청사진이 구체화됐던 지난 5월 말 70만원을 넘어섰고 지난 7월 1일엔 장중 81만30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그때와 비교하면 40%가까이 떨어진 가격이다. 오너 리스크가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사들였던 이들은 큰 손실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온라인 종목 토론 게시판에서는 개인 투자자들의 원성이 끊이질 않고 있다. 홍 회장이 “분쟁이 종결되는 즉시 남양유업 재매각을 진행하겠다”고 주주 달래기에 나섰지만 역부족인 모양새다.

남양유업 주주라고 소개한 누리꾼은 “그간 발목을 잡았던 지배구조 문제가 기약 없이 연장됐다”며 “10%가량 손실을 감수하고 오늘(3일) 모든 주식을 팔아치웠다”라고 말했다.

온라인 주주 모임에서도 “남양이 남양했다” 등의 비난이 쏟아지며 불매운동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주주들의 예상대로 남양유업 주가 전망은 밝지 못하다. 이미 남양유업 영업실적은 연일 악화 일로를 겪고 있다. 올해 2분기 영업적자는 21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2억원 증가했다. 이 기간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9% 줄어든 239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번 매각 무산 사태로 인한 기업 이미지 훼손으로 타격이 누적될 가능성도 크다.

증권가에서는 적정가 측정도 쉽지 않다는 표정이다. 2018년 이후 남양유업에 대한 증권사 기업분석보고서(리포트)는 단 한 건도 출간되지 않았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유통 담당 연구원은 “통제 불가능한 변수로 볼 수 있는 오너 리스크가 크다는 점에서 여타 기업하고의 비교 분석이 어렵다”며 “지켜봐야겠지만 기업 의사결정 방식이 변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올랐던 만큼 추가 하락압력은 계속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한국거래소는 남양유업을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홍 회장이 지분을 매각한다는 내용의 공시를 번복해서다. 오는 10일까지 이의를 신청하지 않거나 이의가 받아들여 지지 않는다면 추후 심의를 거쳐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여부와 공시위반 제재금 부과 여부, 부과 벌점 등 징계가 결정된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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