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 당심’ 잡은 이재명 “선거인단 집단지성 발휘될 것” 자신감

약점 분류되던 권리당원 지지율…뚜껑 열어보니 ‘과반 득표’
‘결선 없는 본선행’ 현실화되나


이재명 경기지사가 더불어민주당 경선 첫 승부처였던 중원 싸움에서 압승하며 본선을 향한 레이스 초반 기선 제압에 나섰다. 2위 이낙연 전 대표를 더블스코어로 따돌리며 ‘당심 투표’에선 다소 불리할 수 있으리란 정치권 예상을 깼다.

이 지사는 5일 투표결과 발표 직후 “지금 선거인단 신청하는 분이 60만~70만 명 정도 된다. 결국 숫자가 늘어날수록 집단지성이 명확하게 발휘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 지사의 독주에 ‘결선 없는 본선직행’이 가능할 수 있다는 다소 이른 전망도 나온다.

지난 4일부터 5일까지 진행된 충청권 지역 순회경선에서 이 지사가 확보한 권리당원·대의원 표는 2만1000여표다. 2차까지 모집된 전체 선거인단 수만 185만9266명인 점을 감안하면 극히 일부다. 이 지사 역시 “전체 선거인단의 일부에 불과해 섣불리 결과를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정치권에서는 이 득표수에 상당한 의미를 부여하는 모습이다. 우선 이 지사 스스로 ‘비주류’라 자처할 만큼 취약했던 당내 입지를 극복했다는 점이다. 민주당 권리당원 주류는 친문(친문재인계) 세력이다. 이 지사는 2017년 민주당 대선 경선 때 문재인 당시 후보에 맹렬한 공세를 퍼부었던 탓에 친문세력의 강한 비토를 받아왔다. 캠프 전략본부에서 충청권 권리당원 예상 지지율을 45% 정도로 낮춰 잡았던 이유다. 여기에 경쟁자인 이 전 대표는 세종·충북 경선 정견발표에서도 “경선 후보 가운데 저를 비난하기 위해 문재인 정부의 성취까지를 폄하하는 분도 계신다”며 ‘친문 적통’으로서의 정체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딴판이었다. 이 지사조차 예상보다 높은 권리당원 지지율에 다소 놀라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간 문재인정부와의 각 세우기를 최대한 자제하며 친문 끌어안기에 주력했던 이재명캠프의 전략이 어느정도 통했다고도 볼 수 있다. 캠프 구성단계부터 친문 좌장인 이해찬계 의원들을 다수 포섭하며 당심 확보에도 공을 들여 왔었다.

전국을 순회하며 각 지역의 투표결과를 차례로 공개하는 경선의 특성도 이 지사에게 유리한 지점이다. 각 지역 권리당원·대의원 선거인단은 경선일정에 따라 순차적으로 투표하게 되는데, 앞선 지역의 투표결과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여기서 이른바 ‘전략적 지지’라는 변수가 개입하게 된다. 그간 민주당 경선에서 전략적 지지는 ‘될 사람을 밀어준다’는 경향성을 띠어왔다.

이 경향이 가장 뚜렷하게 나타나는 지역이 호남이다. 호남의 권리당원·대의원 선거인단은 20만여명에 달한다. 수도권을 제외하면 전국에서 가장 많은 수다. 충청권 지지를 확보한 이 지사가 영남·강원권의 지지까지 거머쥐게 되면 호남의 표심도 이 지사에게 쏠릴 가능성이 커진다. 여기에 이 지사 강세가 예상되는 1차 국민·일반당원 선거인단(64만1922명·9월 12일 개표) 투표결과가 더해지면 ‘이재명 대세론’이 추석을 전후해 일찌감치 형성될 수도 있다.

관심은 이 지사가 전체 선거인단 투표 과반을 차지해 결선 없이 본선에 직행할 수 있을지에 쏠리고 있다. 민주당은 전체 선거인단 규모가 약 220만명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투표율을 충청권 경선과 비슷한 약 50%로 잡으면 110만명이 실제 투표에 참여하게 된다. 55만표가 이 지사의 본선 직행 여부를 가늠할 커트라인이 되는 셈이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