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전과자에 재연시키며 낄낄 웃은 진행자(영상)

NCI 화면 캡처


코트디부아르 유명 방송 진행자가 성폭행범에게 범행 장면을 재연해달라고 요청한 일로 12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같은 기간 집행유예를 받아 실제 감옥에 갇히진 않게 됐지만, 벌금형에다 물론 방송가에서도 퇴출 위기에 놓였다.

영국 가디언과 BBC 등 외신 최근 보도를 종합해보면 코트디부아르 TV쇼 진행자 이브 드 음벨라는 지난달 30일 민간방송 NCI 예능 프로그램 ‘텔레 디시 베커스’에서 출연한 성폭행 전과자에게 범행 당시를 연기해보라는 황당한 요구를 했다.

왜 성범죄를 저질렀는지 등을 묻다가 느닷없이 “어떻게 성폭행을 했는지 보여 달라”고 한 것이다. 전과자는 준비된 마네킹을 상대로 범행 당시의 모습을 흉내내려 했다. 드 음벨라는 한술 더 떠서 마네킹을 바닥에 눕히며 돕기도 했다.

전과자는 2분이 넘도록 범행 당시 상황을 설명했고, 드 음벨라는 웃으며 그런 장면을 지켜봤다. 그는 “성폭행을 저질렀을 때 피해자의 기분은 어때겠냐?” “성폭행을 당하지 않는 방법은 무엇인가?” 등 이상한 질문도 해댔다.


방송 이후 비난 여론이 거세게 일었다. 방송국 앞에서 시위도 열렸다. 그가 출연하는 방송 중단을 요구하는 온라인 청원에는 5만 명이 넘는 이들이 동의했다.

코트디부아르 독립커뮤니케이션위원회는 “성폭행을 묵인하고 여성의 존엄성을 짓밟은 드 음벨라에 대해 30일간 방송 출연 정지를 결정했다”고 했다. 앞서 예정돼 있던 미스 코트디부아르 미인 대회 출연도 무산됐다.

나세네바 투레 여성부 장관까지 나서 “문제의 방송으로 성폭행 근절을 위한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됐다”며 “성폭행은 범죄이지 서커스 주제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현지 법원은 강간 묵인 혐의로 12개월 징역형에 같은 기간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400만원에 달하는 벌금을 선고했으며, 최대 도시 아비장 밖을 나갈 수 없다는 금지 조치도 내렸다. 성폭행 장면을 재연한 전과자는 성범죄 조장 혐의 등으로 100만원 가량의 벌금과 징역 2년 판결이 내려졌다.

드 음벨라는 이후 SNS에서 “범죄 경각심을 높이려는 의도였는데 많은 분들께 충격을 안겨드려 죄송하다. 이번 일로 상처받았을 성폭행 피해자들에게 용서를 구한다”며 고개 숙였다.

AFP에 따르면 코트디부아르의 성폭행에 대한 공식적 통계는 없지만 현지 NGO는 2019년과 2020년에 최대 도시 아비장에서만 1121건의 강간을 포함한 2000건의 여성 폭력 사례가 있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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