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제국 황실 공예품 ‘은제이화문합’ 국가등록문화재 등록예고

은제이화문합. 서울공예박물관 제공.

대한제국 황실의 행사나 의례에 사용된 공예품 ‘은제이화문합(銀製李花紋盒)’이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 예고된다고 서울공예박물관이 6일 밝혔다. 문화재청을 통해 한 달간 각계 의견을 수렴하고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등록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은제이화문합은 은으로 만든 뚜껑이 있는 발(鉢)로 음식을 담을 수 있는 탕기(湯器)의 일종이다. 대한제국 황실 전용 공예품 전문 제작기관으로 최초 설립된 ‘한성미술품제작소’에서 제작돼 일상용 그릇이 아닌 대한제국 황실의 행사나 의례에 사용하기 위해 제작됐다. 높이 12.4cm, 지름 18.2cm로 1908~1910년 사이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은제이화문합은 뚜껑 중앙에 연꽃봉오리 모양의 꼭지가 달려있고 꼭지를 중심으로 대한제국을 상징하는 오얏꽃(이화문장)이 화려하게 양각돼 있다. 뚜껑 측면에는 ‘만수무강(萬壽無疆)’이 고전적인 전서체로 도금돼 장식돼 있다. 문자와 문자 사이에는 도교 사상을 담은 칠보문양이 새겨져 있다.

은제이화문합. 서울공예박물관 제공.

은제이화문합. 서울공예박물관 제공.

서울시는 은제이화문합이 조선왕실 의례용 공예품의 의장(意匠)을 계승하고 당시 해외 신기술인 프레스(Press) 기법을 도입해 만든 최초의 사례라는 점, 또 대한제국을 상징하는 문장인 이화문 장식으로 공예가 맥을 계속 이어나갔음을 보여주는 문화재라는 점에서 역사적 의의를 지닌다고 설명했다.

은제이화문합의 바닥면에는 ‘한성미술(漢城美術)’이라는 상표가 새겨져 있어 제작처와 제작시기를 규명할 수 있다. ‘은제이화문합’ 외에 국내에 현존하는 ‘한성미술’ 제작 공예품은 5점에 불과해 희소가치도 높다.

서울공예박물관은 대한제국 황실이 세계정세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도 조선왕실 공예품의 형태‧장식을 계승함으로써 정통성 확립에 적극적으로 나섰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은제이화문합은 근대 공예제작기술과 산업화에 한 획을 긋는 중요한 사례로 우리나라 금속공예 역사를 심층적으로 연구하는데 학술적으로 중요한 근거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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