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녀의 벽’ 허문 여군 창설 71주년…차별은 반드시 극복해야

육군 신임 부사관 82.5%이 여성
처우·인식 개선 여전한 과제

해군 6항공전단 613비행대대 3편대장 김은지 소령. 해군 제공

우리 군에 여군이 창설된 지 71주년을 맞았다. 전원이 간부인 여군은 육·해·공군, 해병대를 가리지 않고 다수의 지휘관을 배출하며 곳곳에서 ‘금녀의 벽’을 허물고 있다. 다만 여군의 수적 성장에도 이들에 대한 차별과 열악한 복무여건 개선은 여전히 극복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9월 6일인 여군의 날은 1950년 같은 날 부산에서 여자 의용군교육대가 조직된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당시 500여명 규모에 불과했던 여군은 현재 1만4600여명으로 불어났다. 군별로는 육군 9600여명, 공군 2400여명, 해군 2090여명, 해병대 580여명 규모다. 국방부가 최근 발표한 2022~2026년 국방중기계획에는 내년 말까지 여군 인력이 전체 간부 정원의 8.8%인 1만7000여명으로 증가하는 계획이 포함됐다.

여군의 증가는 장교·부사관을 가리지 않는다. 지난달 육군부사관학교에서 올해 두 번째로 열린 임관식에서는 새로 하사 계급장을 단 신임 부사관 487명 중 402명(82.5%)이 여군이었다. 단일 임관식 기준으로는 가장 큰 규모의 여군 부사관 배출이다. 2011년부터 여자대학에도 확대 설치된 학군단(ROTC)에서는 지금까지 2210명의 여군 장교가 양성됐다.

여군 수가 점점 늘면서 군 내부에서도 변화가 나타났다. 교육·간호 등 비전투 병과에만 한정 임용됐던 여군은 최근 병과를 가리지 않고 영역을 넓히고 있다. 육군 전방사단과 해병대에서 보병대대 지휘관이 탄생했고, 공격 헬기부대를 지휘하는 육군항공작전사령관(소장)도 배출됐다. 공군에서는 전투비행대장, 해군에서는 전투함 함장도 다수 등장하고 있다.

특수부대 중·소대장, UDT(해군 특수전전단), 공군 항공구조사(SART) 등에선 아직 여군이 배출되지 않았지만 시간 문제라는 게 중론이다. 국군 대표 특수부대인 육군특수전사령부에도 여성 대원 유입이 늘었다. 특전사는 변화에 맞춰 창설 40여년 만인 2014년, 군가 ‘검은 베레모’ 가사에서 ‘사나이’ 부분을 ‘전사들’로 바꿨다.


여군 증가에도 복무여건 개선은 여전히 반드시 극복해야 할 과제다. 올해 육·해·공군을 가리지 않고 여성 부사관이 상관으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당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국민적 공분을 샀다. 인사평가 권한을 가진 상급자들이 진급을 구실로 성폭력을 가하고, 주변 간부들마저 2차 가해에 나선 정황들도 드러났다. 서욱 국방부 장관 등 군 수뇌부가 ‘분골쇄신’을 약속하며 쏟아낸 경고와 대책들은 무용지물이었다.

군인권센터는 이날 논평을 내고 “군은 수치로 보이는 양적 확대만 성과로 치장한 채 실제 복무 중인 여군들이 가진 고충은 외면한다”며 “여군들은 ‘적과의 전쟁’이 아니라 ‘아군과의 전쟁’에서 죽임을 당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군인권센터는 국방부 장관 직속 성범죄전담기구 설치와 관련 인력·예산 확충, 민간 성폭력상담소와 연계성 강화 등을 촉구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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