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LH, 직위해제 직원에 월급 744만원씩 따박따박

직위해제자도 최소 기본급 80% 주는 느슨한 보수규정 탓

3월 직위해제된 2급 직원 3719만원 수령
정동만 “LH 보수규정, 국민 눈높이 부족”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직위 해제된 직원 40명에게 지난 수개월간 수백만원에서 최대 3000만원대의 급여를 지급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직위해제가 되더라도 기본급의 80~90%를 지급할 수 있도록 한 보수규정 때문이다. LH를 ‘환골탈태’ 수준으로 혁신하겠다고 공언한 정부 역시 이런 보수규정을 손보지 않았다.


7일 LH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민의힘 정동만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2일 참여연대의 LH 직원 땅 투기 의혹 발표 직후 직위 해제된 직원 13명 중 부동산 투기로 기소돼서 지난 7월 파면된 강모씨 등 2명을 제외한 11명이 5개월간 받은 급여는 평균 3343만원에 달한다. 이들 중 가장 수령액이 큰 어느 2급 직원이 받아간 급여는 무려 3719만원으로 월평균 744만원을 받아간 셈이다.


다른 혐의도 아니고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직위 해제된 상태에서 이 정도의 급여를 받아갈 수 있었던 것은 LH의 보수규정 때문이다. LH의 직원급여규정 13조에는 ‘직위해제 시 보수는 직위해제 사유에 따라 기본급의 10~20%를 감액한다’고만 돼 있다.


이런 규정은 인천국제공항공사나 에스알(SR)공사 등 다른 국토교통부 산하 공공기관보다 관대한 편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인사규정에는 직무수행능력 부족이나 근무성적 불량으로 직위 해제된 경우는 기본급의 80%를 지급하지만, 비위 관련 조사를 받을 때는 기본급의 50%로 낮추도록 규정됐다. SR 역시 직위해제 시 기본급의 60~70%만 지급한다고 관련 규정에 명시했다. 정 의원은 “LH 사태의 파급력과 부동산 민심을 고려하면 현재 LH의 직위해제자 관련 보수규정이 국민 눈높이에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지난 6월 초 LH 전 직원의 재산 등록과 인력 감축 등을 담은 혁신안을 발표했지만 정작 보수규정에 관련된 부분은 없었다. 오히려 조직개편이나 무리한 인력 감축 등에 따른 불필요한 논란만 불러일으켰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3월 LH 사태 발생 이후 현재까지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직위 해제된 직원은 총 40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3월 말 국무총리실 산하 정부합동조사단이 3기 신도시 인접 지역에 대한 토지거래현황을 조사해 LH 직원 20명의 땅 투기 의심사례를 발견했다고 밝혔는데, 그 이후에도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직위 해제된 직원이 더 있었다는 얘기다. 정부의 6월 LH 혁신안 발표 이후에도 19명이 부동산 투기행위로 직위 해제된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까지 직위 해제된 직원 40명 가운데 25명은 근속연수가 30년을 넘긴 ‘베테랑’들이었다. 모범을 보여야 할 고위직 인사들이 오히려 부동산 투기에 앞장선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한편 경기남부경찰청 부동산투기사범특별수사대는 이날 경기도 성남시 재개발 관련 내부정보를 이용해 150여억원의 차익을 챙긴 LH 직원 2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세종=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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