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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코로나 환자만 500만명…“백신 미접종자 대면 치료 안해”


미국에서 코로나19에 새로 감염된 아동과 학생 환자가 500만 명을 넘어섰다. 지난주에만 25만 명 넘는 아동이 새로 감염됐다. 주간 신규 아동 환자가 25만 명을 넘어선 건 팬데믹 기간 최초다. 같은 기간 미국 전체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4명 중 한 명은 아동이었을 정도로 확산세가 심각하다.

미국 전체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도 4000만 명을 넘어섰다. 인구 8명 중 1명이 감염된 셈이다.

확산세가 잡히지 않으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전염병 대응 방식에 불만을 토로하는 여론이 급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코로나19 저지를 위한 6대 전략을 곧 발표하기로 했다.
어린이 신규 확진 역대 최대
미국소아과학회(AAP)와 아동병원협회(CHA)는 아동 코로나19 확진자가 지난 2일 현재 누적 504만9465명으로 집계됐다고 7일(현지시간) 밝혔다.

아동 환자는 지난해 12월 24일 처음 200만 명을 넘어선 뒤 50일만인 지난 2월 11일 303만 명까지 늘었다. 이후 확산세가 줄어 120일 만인 지난 6월 10일 400만 명을 넘어섰다. 그러나 올여름 델타 변이가 확산하면서 85일 만에 500만 명을 돌파했다. 코로나19 확진 아동 숫자가 100만 명 늘어나는 기간이 다시 짧아질 정도로 확산세가 가파른 것이다.

AAP는 “지난주에만 25만2000여 건의 사례가 새로 추가됐다. 전염병이 시작된 이후 일주일 만에 가장 많은 사례”라며 “아동 사례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 8월 한 달간 75만 건이 넘는 사례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지난주(8월 26~9월 2일) 보고된 어린이 환자는 전체 사례의 26.8%였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접종률이 낮은 지역에서 지난달 어린이와 10대 입원이 4배 증가했다. 백신 미접종 청소년과 4세 이하 어린이 입원 건수는 6월 중순 이후에만 10배씩 늘었다.

아동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승인을 서둘러 달라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AAP는 지난달 미 식품의약국(FDA)에 델타 변이의 전염성을 우려하며 어린이 백신 승인을 서둘러 달라고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도 최근 어린이 백신 승인을 촉구하는 성명을 냈다.

폴리티코는 “학교가 다시 문을 열면서 최근 몇 주 동안 기록적인 수의 학생 감염이 발생했다”며 “정치인들이 어린이들을 위한 백신 승인 절차를 서둘러 줄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연방 보건 당국자들은 5~11세 사이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백신 승인이 늦가을이나 겨울까지는 나오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폴리티코는 “규제 당국은 백신 제조업체에 희귀 부작용을 발견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소아 임상 시험 규모를 늘릴 것을 요청했다”고 지적했다. 화이자는 이달 말쯤 5~11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임상 시험 결과를 FDA에 제출할 예정이다.
미국 코로나 환자, 누적 4000만 명
미국에서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모두 4002만2522명으로 집계됐다. 미국 전체 인구(3억3291만여 명) 12.0%가량이다. 이 중 400만 명은 최근 4주 사이 나왔다. 여름 확산세가 얼마나 가팔랐는지 보여주는 수치다. 누적 사망자는 64만9198명으로 집계됐다.

백신 접종을 둘러싼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 플로리다주의 한 병원에선 백신접종을 받지 않은 환자는 병원에서 치료하지 않기로 했다. 마이애미의 린다 마란치니 가정의학 전문의는 “전염성 높은 델타 변이가 주를 황폐화하고 있다. 더는 환자와 직원들을 불필요한 위험에 노출하지 않을 것”이라며 백신 미접종자에 대한 대면 치료 중단 방침을 밝혔다.

마란치니는 “공중보건은 개인의 권리 보다 우선시된다. 공중보건에 대한 이타심과 배려가 부족한 것 같다”며 “이번 결정은 정치가 아니라 과학에 근거를 둔 것”이라고 말했다. 마란치니는 백신 미접종 환자에게 원격진료를 제공하기로 했다.

워싱턴포스트(WP) 집계 자료에 따르면 플로리다주에선 지난 주말에만 4만6000명 이상의 신규 확진 사례, 1000명 이상의 사망 사례가 보고됐다. 플로리다주에선 1만3800명의 코로나19 입원환자가 있고, 중환자실(ICU) 3183곳이 찼다.

"바이든, 코로나 대응 잘못한다"

미국 코로나19 확진자는 전 세계 확진자의 18.1%까지 늘었다. 사망자는 14.2%다. 백신을 직접 만든 나라에서 ‘코로나19 감염 1위’ 불명예를 지속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확산이 지속하면서 정부 대응에 대한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명확하게 소통하고 있는지를 묻는 조사에서 부정 응답(42%)이 긍정 응답(40%)보다 많았다고 갤럽이 이날 밝혔다. 긍정 응답은 두 달 전보다 11% 포인트 줄었다. 갤럽은 바이든 대통령의 소통 방식에 대한 긍정 반응이 부정 반응보다 낮은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갤럽은 “코로나19 신규 확진의 급증이 발생한 지난 7~8월 전반적인 지지도 하락과 일치한다”고 분석했다.

CDC에 대한 신뢰도 하락까지 나타나고 있다. CDC가 코로나19 상황에 대응해 명확한 행동 계획을 전달했느냐는 질문에 긍정 응답은 32%였다. 지난 6월 42%보다 10% 포인트나 하락했다. 반면 부정 응답은 41%로 같은 기간 10% 포인트가 올랐다.

바이든 대통령은 코로나19 저지를 위한 정부 전략을 발표한다. 백악관 관계자는 “바이든 대통령이 델타 변이 확산을 막고 백신 접종을 늘리려는 강력한 계획에 대해 말할 것”이라며 “공공부문과 민간부분에서 도움이 될 6가지 전략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백신 접종률 속도가 확산세를 결정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파우치 소장은 “백신을 맞을 자격이 있지만 접종하지 않은 미국인이 7500만 명”이라며 “이 사람들이 백신을 맞는다면 가을쯤 (확산) 흐름을 돌릴 수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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