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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오픈 우승 신화 쓴 라두카누…테니스 새 ‘여왕’ 등극

동갑내기 페르난데스 2대 0 완파
세계 테니스 각종 기록 갈아치워
다문화 출신·뛰어난 학업성적·밝은 미소까지…차기 여왕으로 군림할듯

AFP연합뉴스

에마 라두카누(150위·영국)가 US오픈 테니스 대회 결승에서 동갑내기 레일라 페르난데스(73위·캐나다)를 제압하고 여자 테니스의 새로운 ‘여왕’으로 등극했다.

라두카누는 12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에서 열린 US오픈 여자 단식 결승에서 2002년생 동갑내기 페르난데스를 1시간51분 만에 2대 0(6-4 6-3)으로 완파했다.

이날 경기는 US오픈 결승에서 22년 만에 10대 선수들 간 맞대결을 펼친단 점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페르난데스는 오사카 나오미(3위·일본) 엘리나 스비톨리나(5위·우크라이나) 아리나 사발렌카(2위·벨라루스) 등 톱랭커들을 모조리 물리쳤고, 라두카누는 예선전부터 치른 9경기에서 한 세트도 상대에 내주지 않고 승리한 터라 분위기는 더 고조됐다.

뚜껑을 열자 페르난데스보다 생일이 두 달 느린(만 18세10개월) 라두카누가 더욱 강력했다. 정교한 샷 감각과 강인한 체력·정신력을 앞세워 페르난데스를 몰아 붙였고, 결국 결승전까지 무실세트로 장식하며 자신의 첫 메이저대회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번 대회 전까지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대회에 단 세 번만 참가했던 랭킹 150위의 페르난데스는 우승과 함께 수많은 기록도 세웠다. 예선 통과 선수로선 처음으로 메이저대회 우승을 차지했고, 2014년 세리나 윌리엄스(미국) 이후 첫 US오픈 여자 단식 무실세트 우승 기록도 달성했다. 또 2004년 윔블던에서 우승한 마리아 샤라포바(러시아) 이후 최연소로 메이저대회 여자 단식 우승을 차지했고, 2009년 킴 클레이스터르스(벨기에) 이후 가장 낮은 랭킹으로 우승한 기록까지 썼다.

AFP연합뉴스

영국 국적의 선수가 1977년 버지니아 웨이드(윔블던) 이후 44년 만에 메이저대회 여자 단식 우승을 차지하자 영국은 축제 분위기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라두카누에 메시지를 보내 “US오픈 우승을 축하한다. 엄청난 노력과 헌신이 이뤄낸 결과물로, 젊은 나이에 큰 성과를 이뤘다”고 축하했을 정도다.

중국 출신 어머니와 루마니아 출신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라두카누는 경기가 끝난 뒤 영국 매체와 인터뷰에서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강한 정신력의 원천을 ‘중국적 가치’에서 찾았다. 그는 “중국인은 자부심이 강하지만 남들에게 자신이 잘났다고 내세우지 않고 자기 자신을 믿는 데 집중한다”며 “그런 어머니 밑에서 자랐기 때문에 중국 문화를 존중한다”고 설명했다.

‘여제’ 윌리엄스의 기량이 쇠퇴한 시점이라 그 빈자리를 라두카누가 채울 거란 예측도 많다. 동서양이 결합한 다문화 가정 출신이란 점은 물론이고 운동과 공부를 병행하며 수학·경제학 A레벨 테스트(영연방 국가의 수능)에서 A학점을 받은 점, 매력적인 미소를 지닌 점까지 모두 마케팅적 요소로 주목받고 있다.

이전까지 30만3376달러(약 3억5500만원)의 상금을 획득한 라두카누는 이번 대회 우승 상금으로 250만달러(약 29억2500만원)를 벌어들였는데, 이후 광고 수입 등을 통해 1억파운드(약 1620억원)까지 수익을 올릴 수 있단 평가다. 선수 출신 해설가 애너벨 크로프트는 “라두카누는 ‘꿈의 마케팅’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고, 대중과 연결되는 고리도 많다”고 평했다.

라두카누의 랭킹은 13일 기준 23위까지 치솟을 걸로 예상된다. 올해 윔블던 16강에서 시작해 US오픈 우승컵까지 들어올리며 꿈을 실현시킨 라두카누가 자신의 왕조를 열어갈 수 있을지 팬들의 전세계 팬들의 이목이 집중된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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