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표 뉴타운 해제, 연 5000억 사회적 비용 초래”

잇따르는 국책연發 부동산 정책 비판

“최근 주택가격 상승, 수요보단 공급 문제”


박원순 전 서울시장 시절 서울시가 진행한 무더기 뉴타운 해제가 연간 5000억원 넘는 사회적 비용을 초래했다는 주장이 국책연구기관 주최 행사에서 제기됐다. 정부와 서울시가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은 억제하면서 외곽에 신도시를 만드는 방식으로만 주택 공급 정책을 해오다 보니 도심 내 공급이 줄고 장거리 통근이 늘어 사회적 낭비가 급증했다는 얘기다. 최근 들어 국책연구기관에서조차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

12일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지난 9일 KDI가 화상으로 개최한 ‘부동산 포럼’에서 발제를 맡은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박 전 시장 시절인 2014년 전후 서울시의 정비사업 출구전략에 따른 사회적 기회비용이 연간 5000억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가 소개한 서울시의회의 2019년 연구용역 자료에 따르면 2014년을 전후해 서울시의 정비사업 출구전략에 따라 해제된 뉴타운 구역은 총 393개 구역에 달한다. 이 구역들의 정비사업이 모두 완결됐다면 총 26만3908가구의 아파트 공급이 가능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당시 서울시는 재개발 사업을 도시재생 사업으로 대체했는데, 결과적으로 이로 인해 서울 도심 내 주택 공급이 감소하고 난개발과 노후화 등의 문제점이 생겼다고 이 교수는 지적했다.

정부 역시 서울 도심 내 주택 공급보다는 성남 판교나 화성 동탄 등 외곽의 신도시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이 교수는 “결과적으로 더 많은 사람이 장거리, 장시간을 출퇴근해야 하는 상황이 해소되기는커녕 악화됐다”고 꼬집었다. 그는 서울시의 정비사업 불발로 외곽에서 출퇴근하는 통근자 수를 12만5000명으로 가정하고 통근시간이 20분씩 더 길어졌다는 전제하에서 이들의 연간 기회비용이 5000억원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포럼 참석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최근 주택가격 상승이 수요 측면보다는 공급 부족 쪽에 원인이 있다고 지적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부동산 세제로 인한) 1주택자의 매도 어려움, 2주택자의 취득세 중과 이슈, 다주택자의 증여 전환 등으로 기존 주택 공급 물량이 줄고, 신규 공급물량도 2~3년 후에야 본격 확대될 전망”이라며 “고평가된 주택 가격은 2~3년 후에야 조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국토연구원 등 국책연구기관도 최근 ‘부동산 시장질서 확립을 위한 중점 대응전략’이란 보고서에서 “보유주택 수량에만 천착한 ‘다주택’이란 관념을 일방적으로 정책에 투입하고, 충분한 정책검증 과정 없이 임대차3법을 강행해 스스로 반자본주의적 이미지에 갇혔다”며 정부와 여당의 부동산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이미 정부·여당 스스로도 부동산은 ‘아픈 손가락’이라고 인정할 만큼 정책 실패가 명확하다 보니 이제는 국책연구기관에서도 쓴소리가 나오지 않을 수 없는 지경”이라고 지적했다.

세종=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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