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순항미사일 이틀간 발사하는 동안 軍은 탐지 못했다

‘북한판 토마호크’ 日 전역타격 가능
저고도 비행으로 탐지 어려워
우리 군, 순항미사일 대응 비상

북한 국방과학원은 지난 11일과 12일 새로 개발한 신형장거리순항미사일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3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캡처

북한이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13일 주장했다. 그러나 우리 군은 관련 정황 탐지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불규칙한 장소에서 발사돼 저고도로 날아가는 순항미사일 특성상 사전 포착이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지만, 북한이 이번 시험발사를 통해 소형 핵탄두 탑재 시험에 나섰을 가능성도 거론되면서 순항미사일에 대한 대비태세 확립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이 발사한 순항미사일은 지난 11~12일 이틀에 걸친 시험에서 7580초(2시간 6분 20초)를 비행해 1500㎞ 거리의 표적을 명중시켰다. 발표 내용이 사실이라면 우리 군이 2012년 전력화한 현무-3C, 미국의 토마호크와 유사한 무기체계다. 북한이 그간 개발해온 순항미사일들 중에서 가장 먼 거리를 날아간 것으로, 일본 전역을 사정권에 넣을 수 있다.

순항미사일은 지상의 이동식발사차량(TEL)이나 해상 함정 등에서 발사돼 낮은 고도로 비행한 뒤 목표물을 타격한다. 우리 군 레이더망은 500여m 이하 고도에서 움직이는 발사체를 감지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순항미사일은 기습 도발이 용이한 TEL에서 발사됐다. 군 소식통은 “순항미사일의 경우 발사지점 파악이 어렵고, 수면 위 1∼2㎞ 높이에서 비행하기 때문에 지구 곡률에 따른 음영구역이 생겨 레이더나 군사위성으로는 식별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시험에 대해 “우리 군은 한·미 정보당국 간 긴밀한 공조 하에 분석 중에 있다”고만 언급했다. 합참은 그동안 북한이 미사일 발사 시험에 나설 때마다 대략적으로나마 군이 파악한 바를 공개해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정밀 분석’이라는 언급만 되풀이했다. 앞서 합참은 지난 3월 북한 순항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미사일 동향을 실시간 확인 및 포착했다”고 밝혔고, 지난해 4월에도 단거리순항미사일 발사 사실을 즉각 발표했다.


북한은 미사일 변칙 기동과 관련한 기술 확보에도 주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북측이 언급한 ‘8자형 비행궤도’는 탄도미사일의 풀업(pull-up) 기동처럼 변칙성을 높인 것으로 요격을 더욱 어렵게 할 것이란 관측이다.

북한이 소형 전술핵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어 일각에선 이번 미사일이 핵탄두 탑재 능력을 갖춘 북한의 첫 순항미사일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한이 매체를 통해 시험의 ‘전략적 의의’를 명시한 것이 핵 탑재 능력을 완곡하게 드러낸 것일 수 있다는 해석이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북한이 최근 영변 핵시설을 재가동하는 등 핵 소형화에 나서왔고, 상당 수준에 도달했다는 게 중론”이라며 “미사일에 핵무기를 탑재했을 가능성도 열어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종우 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북한이 다량의 순항미사일을 동시 발사할 수 있는 능력을 과시한 만큼 우리 군도 새로운 무기체계에 대응할 방어역량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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