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는 괜찮다는데” 네이버·카카오 규제 폭풍 계속

국민일보DB

플랫폼 시장 지배력을 이용해 골목상권을 점령했다는 비판을 받는 네이버·카카오 주가가 연일 하락 중이다. 여권을 중심으로 플랫폼 대기업에 대한 규제 강화 움직임이 강화되자 이에 따른 불안감이 주가에 반영됐다. 그런데도 증권가에선 “관련 리스크는 최근 주가 하락에 충분히 반영됐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네이버는 전날보다 1.35%(5500원) 떨어진 40만2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카카오는 전날보다 0.40% 떨어진 12만4000원에 마감했다.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로 금융상품 판매 서비스가 중단 소식이 들리기 직전인 지난 7일과 비교하면 각각 9.45%, 19.48%씩 하락했다.

코로나19 대표 수혜주로 꼽히며 고공행진을 이어갔던 두 종목은 빅테크 기업을 규제해야 한다는 정치권 목소리에 흔들리는 모양새다. 지난주 여당을 비롯한 정치권과 금융당국과 공정거래위원회는 대형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규제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여기에 유력 대선주자로 나선 이재명 경기도지사까지 가세했다. 그는 10일 기자간담회에서 “소상공인이 속수무책으로 당하지 않도록 플랫폼 기업의 독과점을 해소하겠다”라고 공약했다. 잇따라 나타난 규제 암초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해석된다.

여전히 증권가에선 상황을 낙관적으로 분석한다. 추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카카오페이 예상 시가총액은 카카오 전체 시총에서 차지했던 비중이 15% 전후 수준이다. 관련 리스크는 최근 주가 하락에 충분히 반영됐다”고 진단했다.

그는 네이버에 대해서도 “금융상품중개 관련 매출이 거의 없어 실질적인 피해는 거의 없을 것”이라며 “정부에서 추진 중인 플랫폼 독점과 관련된 추가 규제가 이뤄지더라도 사전적 방지 조치가 이미 많이 취해져 피해 가능성은 작다”고 분석했다.

현대차증권도 네이버를 정보기술(IT) 업종 최선호주로 제시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금융 규제로 인한 네이버의 핀테크 매출 타격은 5% 미만으로 그 영향이 매우 제한적”이라며 “추가 규제 우려로 언급되는 골목상권 이슈의 경우에도 동사 사업구조와의 관련성은 낮다”고 말했다.

실제로 금융투자로 분류되는 수급 주체는 14일 하루 동안만 276억원 어치의 카카오 주식을 순매수했다. 삼성전자(1659억원), SK하이닉스(331억원)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이 담았다. 한국거래소가 금융투자로 분류하는 주체는 증권사, 투자자문사, 자산운용사 등 금융회사를 뜻한다. 이들이 현재 카카오가 과매도 구간에 있다고 판단한 정황으로 볼 수 있다.

한편 카카오는 골목상권 논란이 있는 사업에서 철수하고,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3000억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하겠다고 밝히며 상생안을 내놓았다. 골목상권 침해·사업 문어발 확장에 대한 비난 여론이 높아지고 정부·정치권의 플랫폼 대기업 규제 강화 움직임이 강화되자 서둘러 극약 대응책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오후 2시쯤 상생안이 발표되자 11만원 대까지 하락했던 카카오는 낙폭을 줄이며 0.40% 하락한 선에서 숨을 돌렸다. 규제 우려에 하락하던 카카오뱅크(7.89%), 넵튠(1.09%), 카카오게임즈(0.84%) 등 계열사 주가도 일제히 반등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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