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날도 달랑 2팀… 카페 사장님 부부의 눈물 폐업기

[자영업자의 눈물, 폐업 그 후]① 평생 꿈이었던 가게를 부쉈다


“마지막 손님이 돼 주셔서 감사합니다.”

3년째 운영하던 카페를 정리하던 날, 김모(38)씨가 손님 손에 텀블러를 쥐어주며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힘내세요, 사장님”이라는 손님 말에 김씨는 그제야 폐업이 실감났지만 울음을 겨우 삼켰다. 김씨는 15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1년을 꼬박 투자해 마련한 카페였지만 폐업하는 데는 한 달이 채 걸리지 않았다”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김씨는 2019년 아내의 고향인 경남의 한 도시 해안도로에 층당 59㎡(20평형) 규모 2층짜리 카페를 개업했다. 하지만 지난해 4월부터 코로나19 여파로 장사가 어려워졌고 올해부터는 월세를 내기도 빠듯한 상황이 됐다. 지난 5월 김씨 부부는 고민 끝에 폐업을 결정했다. 마지막 영업날 김씨가 받은 손님은 단 2팀이었다.

폐업 신고를 위해 세무서로 가는 발걸음은 쉽사리 떨어지지 않았다. 김씨는 결국 국세청 홈페이지에 접속해 폐업 신고를 했다. 가게에 놓여있던 전화기와 인터넷 서비스를 차례로 해지했다. 김씨는 “사업자등록증과 영업신고증을 반납할 때는 마치 세상이 끝난 것만 같았다”고 회상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권리금을 받고 카페를 그대로 양도하고 싶었지만 인수자는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할 수 없이 카페가 들어서기 전 모습으로 원상복구를 해야 했다. 국가에서 지원한 폐업 비용은 최대 200만원. 김씨는 자식 같던 매장을 철거하는데 1000만원 가까운 돈을 지출해야 했다. 공교롭게도 이 금액은 지난 1월 코로나19 상황을 버텨보려 받은 대출(소상공인 금융지원 프로그램) 금액과 같았다. 가게 문 닫는데도 버티려고 빌린 돈 만큼이 필요했다.

아내가 카페 한편에 직접 그려 넣은 팝아트 벽화가 철거되자 부부는 그 앞에서 부둥켜 안고 한참을 울었다. 처음 카페를 열던 날 아내와 ‘1년 마다 기념사진을 찍자’고 약속한 장소였다.

텅 빈 가게에서 둘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매일 꿈을 채워 넣던 부부의 공간이 사라졌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김씨는 그날 침낭을 깔고 가게에서 마지막 하룻밤을 보냈다. 김씨는 “내 꿈이 짓밟혔는데, 짓밟은 사람은 없는 이상한 상황이었다”고 떠올렸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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