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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커’ 인터뷰

꾸준한 기량 유지,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까’ 늘 고민하는 것이 비결
기록보다 스스로 만족할 수준의 경기력 발휘하는 게 중요해

LCK 제공

T1 ‘페이커’ 이상혁이 다가오는 ‘2021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에서 스스로 만족할 수준의 경기력을 발휘하는 것을 목표로 삼겠다고 말했다. 이상혁은 “스스로 정해둔 목표치를 달성했을 때 내가 발전했음을 깨닫고, 성취감을 느낀다”면서 대회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서머 시즌부터 선발전까지 정신없이 달려왔다. 선발전을 치른 뒤 어떻게 시간을 보냈나.
“일주일 정도 휴가를 보내고 왔다. 최근 가족이 이사했다. 새집에서 식구들과 시간을 보냈다. 친구들도 만났다. 숙소로 복귀한 이후엔 여러 가지 일정을 소화했다. 틈틈이 개인 방송도 하고 있다.”

-이 선수에게 올해 서머 시즌은 어떤 의미로 남을까.
“아까운 시즌이었다. 결승전까지 이길 수 있다고 자신했지만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다. 정규 리그를 돌이켜봐도 이길 수 있었는데 놓친 경기가 많았다. 선발전은 팀원들에게 좋은 경험이 됐을 거라 생각한다. 만족스러운 성적은 아니지만 괜찮은 성과를 냈다고 총평하고 싶다.”

-올해는 예전보다 구도 연구에 더 신경 썼다고 앞선 인터뷰에서 말했다. 계기가 있었나.
“리플레이를 보며 게임을 분석하는 데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을 팀에서 지원해주기 시작했다. 나는 원래 게임 복기를 머릿속으로 하는 편이었는데, 새 프로그램 덕분에 게임을 더 자세히 들여다보게 됐다. 게임 클라이언트가 지원하는 리플레이 프로그램보다 덜 번거롭게 연구할 수 있더라.”

-이제 ‘증명의 장’인 롤드컵만이 남았다. 이 선수에게 롤드컵이란 어떤 의미인가.
“가장 중요한 대회다. 1년 중 가장 큰 경기가 열린다. 주목도도 높은 대회 아닌가. LCK와는 다른 마음가짐으로 임하게 된다. LCK는 장기적으로 봐야 하는 측면도 있다. 반면 롤드컵은 한 시즌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대회이므로 실험적인 요소들을 꺼내기가 어려운 부분이 있다.”

-다전제에 유독 강하다는 평가가 있다.
“다전제에서 가장 중요한 건 패배 후 전략을 포함한 여러 가지 요소들을 수정하는 것이다. 나는 세트를 치를 때마다 발전하는 팀이 다전제에 강한 팀이라고 생각하는데, 우리 팀이 그 부분에 강점이 있는 것 같다. 나도 패배한 세트의 문제점을 스스로 잘 복기하는 편이어서 좋은 성적을 내온 것 같다.”

-앞서 LCK 미드라이너들이 세계에서 가장 잘한다고 평가했다.
“해외 경기를 조금씩 챙겨보면서 그렇게 느꼈다. 해외 경기를 보면 구도라든지, 디테일한 부분이 LCK와 다르더라. 개인적인 감상, 추상적인 느낌에 크게 의존한 평가다. 나는 LCK의 경쟁력이 가장 강하다고 생각한다. 항상 그래왔고,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국제 대회에서 여러 번 만났던 ‘샤오후’ 리 위안하오와의 라인전 맞대결이 올해는 불발됐다.
“친분이 없지만, ‘샤오후’ 선수도 올드 게이머 아닌가. 만난다면 재밌게 게임 했으면 한다.”

-롤드컵에선 11.18, 11.19 패치가 활용될 전망이다.
“11.19 패치에 대해선 아직 자세히 살펴보지 않아 어떤 변화가 올지 예상하기가 어렵다. 11.18 패치도 아직 메타 변화를 체감할 수준까진 아니다. 일부 아이템이 버프 됐지만, 방향성을 보면 주 능력치보다 보조 능력치 향상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큰 변화가 있을 거로 예상하진 않는다.”

-이 선수가 롤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가장 필요한 건 무엇일까.
“이제 대회 개막까지 약 1달여가 남았다.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다. 좋은 마음가짐이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고 생각한다. 최근 휴가를 다녀와 나태해진 부분이 있다. 스스로 채찍질해서 더 열심히 하겠다.”

-꾸준히 좋은 기량을 유지해온 모범 사례로 꼽힌다. 올해 기량 유지의 원동력은 무엇이었나.
“올해는 팀에 신인 선수들이 많이 들어왔다. 그 선수들에게 모범이 돼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1년을 보냈다. 언제나 가장 중요한 건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까’를 스스로 고민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서 ‘V10’ 같은 기록보다 스스로 만족할 경기력을 발휘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기록이 발전을 도와주지는 않는다. 나는 스스로 정해둔 목표치를 달성했을 때 내가 발전했음을 깨닫고, 성취감을 느낀다. 기록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목표 달성이 더 중요하다. 프로게이머 이전에 사람으로 살아가는 데 있어서도 그렇다.
올해의 목표는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수준의 경기력을 선보이는 것이었다. 만점이 10점이라면 서머 시즌 내 플레이에는 7점을 매기고 싶다. 여전히 발전할 수 있는 요소가 많다고 생각한다. 롤드컵이 개막할 때까지 더 노력해서 아이슬란드에서는 스스로에게 10점을 받고 싶다.”

-2013시즌의 ‘페이커’와 2021년의 ‘페이커’ 사이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없다. 다만 그때는 프로게이머 초기여서 그런지 지금보다 게임을 더 재밌게 즐겼던 것 같다. AOS 장르의 프로게이머들은 반복 숙달을 통해 플레이를 단순화시키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경험이 쌓이면 게임을 배우는 재미가 줄어들기 마련이다.”

-프로게이머로 활동하면서 유독 ‘재밌다’고 느낀 경기가 있었나.
“2017년에 KT 롤스터와 붙었던 경기가 재밌었다. 많이 언급하기도 했다. 그밖에는 오래 기억에 남은 경기가 없다. 이긴 경기들이 몇 개 떠오르긴 하지만 특별히 기억에 남는다고 표현하긴 어렵다. 반대로 진이 빠진 경기를 굳이 하나 꼽자면 진에어 그린윙스와의 최장기전이다.”

-이번 롤드컵에서 성적 외에 개인적으로 이루고픈 바가 있다면.
“이번 서머 시즌 결승전을 준비하는 동안 고도의 집중력을 유지했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이번 롤드컵도 치르고 싶다. 내가 원하는 수준의 경기력을 발휘하기 위해선 결국 높은 수준의 집중력이 필요하다. 그걸 가장 중요시하고 있다. 목표 성적? 당연히 우승이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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