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는 10대를 비참하게 만든다” 페북 알고도 쉬쉬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인 페이스북이 자회사인 인스타그램 애플리케이션이 10대 청소년들의 정신건강에 유해하다는 사실을 파악했음에도 방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10대 소녀들은 화려한 모습을 뽐내는 ‘인플루언서’들과 자신을 비교하면서 더 많은 좌절감과 불안을 느꼈다.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페이스북 내부 문서를 입수해 페이스북이 지난 3년 동안 인스타그램이 젊은 이용자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여러 차례 심층 조사해 젊은 연령층이 부정적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결과를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일부 10대 소녀들은 섭식장애로 치료가 필요할만큼 심각한 고통을 겪었다. 5년 전 처음 인스타그램을 시작했던 아나스타샤 블라소바(18)는 인스타그램 속 인플루언서들의 완벽해 보이는 신체와 삶에 매료돼 하루 3시간씩 인스타그램에 접속했고, 1년 전부터 섭식장애를 겪어 치료사와 상담을 하고 있다.

그는 “인스타그램에 접속하면 조각같은 몸매, 완벽한 복근, 여성들이 10분만에 버피(전신 운동) 100개를 하는 이미지만 보였다”고 말했다. “예뻐지거나 눈에 잘 띄기 위해 싸워야 한다는 강박이 들었다” “내가 너무 거대하고 못생긴 것 같다. 스스로 말랐다는 걸 알면서도 내 몸에 자신이 없다고 느꼈다”며 불안감을 토로한 10대들도 있었다.

내부 연구진이 지난해 3월 사내 게시판에 올린 문서에 따르면 10대 소녀의 32%가 ‘몸에 대해 불만을 느낄 때 인스타그램이 더 비참하게 만든다’고 답했다. 연구진은 “10대는 불안과 우울을 증폭시키는 원인으로 인스타그램을 지목했다”며 “어린 여성들은 인스타그램에서 비교하면서 자신을 바라보고 묘사하는 방식을 바꿀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조사 결과에선 영국 사용자의 13%, 미국 사용자의 6%는 자신의 자살 충동이 인스타그램 때문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경영진은 조사 결과를 보고 받았음에도 13세 이하 어린이용 인스타그램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로리 트레이핸 민주당 하원의원은 “즉각 어린이 인스타그램 개발 계획을 폐기해야 한다”며 청소년 이용자 보호에 힘쓸 것을 촉구했다. 에드 마키 민주당 상원의원은 “끔찍한 내용이다. 저커버그가 답을 내놓을 것을 요구한다”고 압박했다.

인스타그램 관계자는 “위험성에 대해 전문가와 협의하는 등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이밖에도 플랫폼에서 왕따, 괴롭힘 등이 있는지 확인하고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마련하고 있다”고 답했다.

미국에서 청소년 자살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는 가운데 경쟁 앱인 틱톡은 이날 청소년 자살을 예방하는 시스템을 새로 도입하고 청소년 정신건강 등에 도움이 되는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CNBC는 “틱톡이 페이스북과 다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고 평했다.

정우진 양한주 기자 uz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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