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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은 이재명 ‘기본소득’…‘재분배 역설’ 이론 뭐길래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5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 박근철 대표의원(왼쪽), 곽상욱 경기도시장군수협의회 회장(오른쪽)과 제3차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지급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로 나선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언급한 ‘재분배의 역설’ 이론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가 제시한 기본소득 공약이 대선 국면에서 화두로 오르면서다. 재분배의 역설 이론은 이 지사가 설계한 기본소득 공약의 토대가 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지사는 성남시장 시절부터 재분배의 역설 이론을 언급하며 벤치마킹 대상으로 꼽기도 했다.

“보편복지 국가가 재분배 효과 더 커”

이 지사는 15일 페이스북에서 재분배의 역설 이론을 인용하며 “선별복지 위주의 국가들보다 보편복지 위주의 국가들이 복지재정 규모도, 재분배 효과도 더 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부자를 배제하지 않고 보편적 급여를 할 때 보다 많은 세금을 걷어 복지 규모를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앞서 경선 경쟁자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자신의 기본소득 공약을 비판한 데 따른 답변이다. 이 지사는 이 전 대표에게 “‘재분배의 역설’을 들어봤느냐”고 묻기도 했다.

이 지사가 언급한 재분배의 역설 이론은 1996년 요아킴 팔메 스웨덴 웁살라대학 교수가 스웨덴 경제학자 발테크 코르피와 논문에서 제시한 개념이다.

논문에서는 부자에게도 기본소득을 주는 이유를 궁극적으로 가난한 사람에게 더 이득이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저소득층에게만 선별복지를 할수록 저소득층의 복지혜택이 오히려 줄고, 중산층을 포함해 보편복지를 할수록 가난한 사람이 받는 금액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결국 가난한 사람에게 몰아줄수록 가난한 사람에게 불리하다는 내용으로 압축된다. 논문에서는 이 현상을 ‘재분배의 역설’이라고 설명했다. 보편복지를 시행하면 혜택을 받는 중산층 스스로 증세에 찬성하고 복지 규모가 전체적으로 커진다는 논리다.

논문이 1980년대 유럽 11개국 사례를 바탕으로 쓰여진 만큼 2000년대 들어서는 재분배의 역설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반론도 팽배했다. 노동인구가 감소하는 추세에서 복지 지출을 늘리는 것을 비판하는 의견도 많은 상황이다. 하지만 이 지사는 “한국에서는 여전히 의미 있는 개념”이라고 일관되게 주장해 왔다.

북 청년·대학생 1111인 관계자들이 15일 전북 전주시 전북도의회 앞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지지 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대선 화두 된 이재명식 ‘기본소득’… 충돌 계속될 듯

이 지사는 기본소득 공약으로 청년에게 연 200만원, 이외 모든 국민에게 연 100만원씩 지역 화폐를 지급하는 내용의 기본소득 공약을 발표했다.

이에 다른 후보들이 잇따라 기본소득 공약을 겨냥해 비판을 쏟아내며 날 선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대체로 기본소득의 재원 대책과 실효성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일각에선 기본소득을 밀어붙이는 이유가 선명성 경쟁에서 우위를 유지하려는 전략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 전 대표는 14일 이 지사와의 방송 토론회에서 “포용주의에 바탕을 두고 격차를 좁혀야 한다. 부자나 가난한 사람이나 똑같이 나눠 주자는 것은 오히려 혼란을 키울 가능성이 있다”며 기본소득 공약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이 전 대표는 기본소득 재원 마련 방안의 하나로 이 지사가 제시한 비과세·감면 혜택 축소로 직장인들의 연말정산 혜택도 줄어드는 것 아니냐고도 지적했다.

국민의힘 대선주자로 나선 홍준표 의원은 “국가부채가 1000조원 시대에 가계부채도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상황에서 기본소득제를 주장하는 걸 보면 대한민국이 베네수엘라로 갈 거 같다. 이재명은 경기도의 차베스”라며 독설을 뱉었다.

홍 의원은 “집권하면 확장적 재정정책은 하지 않고 균형 재정정책으로 돌아가겠다”고 예고하기도 했다.

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이 후보의 기본소득 공약을 맹비난하고 나섰다. 안 대표는 13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지사가 대통령이 되면 기본소득을 강행하면서 재원 마련을 위해 여기저기 세금을 신설할 것”이라며 “표만 된다면 뭔 짓을 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 지사는 포퓰리즘이라는 비판 속에서도 기본소득을 밀어붙이겠다는 입장이다. 15일 페이스북 글에서도 그러한 의지가 재확인됐다.

그는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하위 20%의 가구당 월평균 소득이 90만원대에 불과하다. 월 25만원 또는 33만3000원을 보태자는 것이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고, 양극화 해소에 상당한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기본소득 수혜자는 전 국민”이라며 “부자, 빈자 등 어떠한 수식어도 필요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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