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아내 돌본 80대의 비극…유서엔 “내가 데려간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합니다. 게티이미지뱅크


치매를 앓는 70대 아내를 극진히 돌보던 80대 남편이 아내를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남편은 가정 돌봄을 버거워했지만 치매 환자 돌봄과 관련된 기관 사이에 정보 공유가 이뤄지지 않아 별다른 지원을 받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서울 송파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후 3시30분쯤 오금동의 한 빌라에서 A씨(80)와 부인 B씨(78)가 숨져 있는 걸 경찰이 확인했다. 부모와 연락이 닿지 않아 집을 찾아온 딸이 시신을 발견하고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가 부인을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장에서 발견된 유서에 ‘내가 데리고 간다’는 등 내용이 담겨 있었다.

A씨는 2018년부터 치매 진단을 받은 아내를 극진히 보살펴온 것으로 알려졌다. 직접 요양보호사 자격증까지 땄고, 치매안심센터를 찾아 상담과 교육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부터 아내의 증상이 나빠졌고, 그는 치매안심센터에 간병의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A씨는 지난 5월부터는 센터를 찾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A씨 부부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나 차상위계층 등 관리 대상에 해당하지 않았고, 이 때문에 주민센터는 A씨 부부와 관련된 정보를 치매안심센터나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공유받지 못했다. 지난해 치매 환자 돌봄과 관련된 기관들 사이에 정보를 공유하도록 하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지만, 아직 제대로 된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았다.

경찰은 A씨가 부인을 살해한 혐의에 대해선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을 종결할 예정이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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