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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업 파산 위기…‘대륙의 축구 강자’ 광저우의 미래는

“지방정부, 구단 지분 일부 인수” 보도
정치·경제적 상황 따라 CSL 급변 전망
김천서 군 복무 중 박지수 거취도 달려

광저우 FC(광저우 헝다) 팬들이 2015년 4월 21일 아시아챔피언스리그 FC 서울과의 경기에서 서울월드컵경기장에 찾아와 응원을 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2010년대 중국 슈퍼리그(CSL) 신흥 강호로 떠오른 광저우 FC(구 광저우 헝다)가 모기업 헝다그룹이 파산 위기에 몰리며 덩달아 벼랑 끝에 섰다.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쌓아온 현 전력을 유지하는 게 불가능해졌기에 수 개월 안에 대대적인 변화가 닥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광저우 구단을 포함한 CSL 구단의 지분 일부를 해당 연고지 지방 정부 등이 사들이는 걸 고려 중이라고 익명의 복수 관계자를 인용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모기업인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그룹이 채무불이행 가능성을 언급, 파산 여지를 인정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광저우의 운명은 헝다그룹의 운명 뿐 아니라 지방정부 내부, 혹은 중앙정부 사이의 정치 역학관계에 의해 좌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매체는 이 같은 CSL 구단 구제 절차가 올해 말 안에 시행될 수 있다고 전했다.

광저우는 국내 K리그 팬들에게도 익숙한 구단이다. 2010년대에만 8차례 CSL 우승컵을 휩쓸며 중국 대륙 최강자로 군림했다. 2013년과 2015년에는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를 우승하며 아시아마저 제패했다. 중국 구단의 ACL 우승 기록은 이 두 번이 유이하다. K리그와 일본 J리그가 양분하던 아시아 프로축구 구도를 뒤흔든 구단이라 할만하다. 2013년 우승할 당시에는 최용수 감독이 지휘하던 K리그 FC 서울을 결승에서 원정 다득점 원칙에 의해 무릎 꿇리기도 했다.

현재로서 모기업 헝다그룹이 회생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한때 부동산 분야를 넘어 금융, 헬스케어, 여행 등까지 영역을 확장하며 중국 최대 기업으로 불리던 헝다그룹은 중국 정부가 집값 단속의 일환으로 부동산 대출을 회수하도록 하면서 급격하게 몰락하기 시작했다. 지난 6월 말 기준 헝다그룹의 부채는 1조9700억 위안(약 358조6200억원)이다. 국내외 경제 전문가들은 현재로서는 헝다그룹이 파산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한다.

구단 구제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는 등 최악의 경우 광저우는 장쑤 FC(구 장쑤 쑤닝)의 전례를 밟을 가능성도 있다. 장쑤 FC는 지난 시즌 구단 역사상 첫 CSL 우승을 달성했지만 3개월 만인 지난 2월 모기업 쑤닝 홀딩스가 구단 운영을 중단했다. 이어 한 달 뒤인 지난 3월 말 CSL에서 공식 퇴출됐다. 구단은 기업 청산(liquidation) 절차를 밟는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중국 신화 통신에 따르면 장쑤 외에도 지난 2년 간 재정 문제로 중국 내 프로리그에서 퇴출된 구단 수는 20개가 넘는다.

광저우는 국가대표 수비수 박지수의 원 소속팀이기도 하다. 올해부터 군 복무차 김천 상무에서 뛰고 있는 박지수는 광저우와 아직 계약기간이 2년 남아있다. 만일 가까운 시일 내 광저우가 극적인 변화를 맞는다면 구단 내 고액 연봉자인 박지수의 거취도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앞서 박지수는 지난 7월 국민일보와의 인터뷰(2021년 8월 9일자 <도쿄 다녀온 ‘이병’ 박지수 “몸상태 정상 아녔지만…동생들에게 미안> 참조)에서 전역 뒤 아내와 함께 중국으로 건너갈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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