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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겟아웃’ ‘어스’ 조던 필이 살려낸 괴물 ‘캔디맨’은 누구일까

조던 필 “모든 흑인을 겁먹게 하는 로맨틱한 악몽”
‘캔디맨’은 흑인을 향한 사회적 차별과 흑인의 분노에 대한 은유

영화 '캔디맨' 스틸 사진. 유니버설 픽쳐스 제공

영화 ‘겟아웃’ ‘어스’로 전세계에 새로운 공포 장르를 제시한 조던 필 감독에겐 특별한 힘이 있는 듯하다. 그의 영화에 한껏 몰입됐다가도 영화관을 나서는 순간 다시 곱씹게 되기 때문이다.

조던 필은 평온한 일상으로 관객들을 초대하고 나서는 이를 무너뜨리는 방식으로 ‘인종차별’ 등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한다. 그는 각본과 제작을 맡은 신작 ‘캔디맨’으로 1992년 영화 ‘캔디맨’이 만들어낸 시카고의 한 도시 괴담을 다시 불러왔다.

영화 '캔디맨' 스틸 사진. 유니버설 픽쳐스 제공

원작 영화 속 시카고의 공공주택 단지 ‘카브리니 그린’에서 사는 흑인들을 중심으로 퍼져있는 도시 괴담은 다음과 같다. 거울을 보고 ‘캔디맨’을 다섯 번 부르면 잘린 오른손에 갈고리를 한 거구의 흑인이 나타나 캔디맨을 부른 사람의 온몸을 찢어 죽인다는 것이다. 이는 백인들의 일상적인 차별과 폭력에 노출된 흑인들의 공포가 만들어낸 괴담이다.

직업 화가인 주인공 안소니(야히아 압둘 마틴 2세)는 이사 온 카브리니 그린 지역의 캔디맨 괴담에 매료되고 새로운 작품의 영감으로 삼는다. 원작 주인공 헬렌(버지니아 매드슨)이 이 지역에서 ‘캔디맨’의 실체를 밝히기 위한 발자취를 찾아 나서면서 ‘캔디맨’을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다.

1992년 원작과 조던 필이 만들어낸 ‘캔디맨’은 사실과 허구가 뒤섞여있다. 그들이 만들어낸 인물들은 허구지만 그 배경 설정은 사실을 기반으로 한다. 1992년 원작이 만들어진 당시 공공주택 단지였던 카브리니 그린은 범죄율이 높다는 이유로 2011년 재개발이 되고 과거의 흔적을 지웠다. 안소니는 여기서 과거 공공주택 단지의 흔적을 찾아 나서면서 ‘캔디맨’을 세상에 불러온다.

영화 '캔디맨' 스틸 사진. 유니버설 픽쳐스 제공

‘캔디맨’은 흑인을 향한 사회적 차별과 흑인의 분노에 대한 은유다. 캔디맨의 괴담은 1890년 다니엘 로비타일이라는 한 인물의 죽음에 대한 전설에 기인한다. 노예의 자식이었던 다니엘은 남북전쟁으로 노예가 해방된 뒤 정규 교육을 받고 상류층의 초상화를 그리면서 살아간다. 그러던 중 백인 대지주 헤이워드 설리반의 딸인 캐롤라인의 초상화를 그리러 갔다가 사랑에 빠진다. 캐롤라인이 임신을 하자 아버지 헤이워드는 다니엘의 오른손을 자르고 온몸에 꿀을 발라 벌에 쏘여 죽게 했다는 것이다. 이에 동참한 백인들은 다니엘을 캔디맨이라고 부르면서 놀린 다음 거울을 보여준 채 죽게 내버려 뒀다.

영화는 1890년에 벌어졌던 흑인을 향한 백인의 만행이 그때 끝난 것이 아니라고 끊임없이 말한다. 1992년 카브리니 그린 지구에서 범죄 신고를 받고 온 백인 경찰들에 의해 총을 맞고 죽은 무고한 흑인을 불러온다. 학교에서 집단 괴롭힘을 당하는 흑인 여학생을 불러온다. 과거의 고통을 환기하고 상징하는 흑인 예술을 깔보는 백인 기득권의 권력이 나타난다. 그리고 캔디맨의 날카로운 쇠고랑은 그 차별을 하는 사람들을 향한다.

영화 '캔디맨' 포스터. 유니버설 픽쳐스 제공

1992년 영화 ‘캔디맨’은 유색인종 악당 캐릭터가 등장한 최초의 공포영화였다. 조던 필 감독이 13살 당시 이 영화를 보게 됐다. 조던 필은 “원작 ‘캔디맨’이 제게 미치는 영향은 엄청났다”며 “모든 흑인을 겁먹게 하는 로맨틱한 악몽이었다. 절대적인 힘을 가진 괴물에 흑인성을 강조한 건 제가 불가능할 거로 생각했던 관점을 완전히 바꿨다”고 말했다. 조던 필 감독은 30여년 뒤 백인 여성 주인공 헬렌(버지니아 매드슨)이 바라보는 ‘캔디맨’에 대한 이야기를 흑인의 관점으로 다시 바꿔 세상에 꺼냈다. 22일 개봉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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