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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중대재해법 시행되면 공직자도 처벌 대상인데…행안부 “준비사항 없다”

정부, 법만 통과시키고 준비 전무
김형동 “실천의지 있는지 의심된다”
행안부도 최근 5년 평균 도급 299건


정부가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 대상에 공공기관과 지방자치단체 등을 포함해놓고, 관련한 준비에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입법 과정에서 과잉·졸속 논란이 있었던 만큼 정부 차원의 세밀한 준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이 행정안전부에 ‘중대재해법 관련으로 행안부가 준비하고 있는 사항 또는 각 지방자치단체에 하달한 사항’에 대해 질의한 결과, 행안부는 “준비하고 있는 사항은 현재까지는 구체적인 자료나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내년 1월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면, 기업에서 중대재해가 발생했는데 안전조치가 제대로 되지 않았던 것이 입증될 경우 안전담당 책임자는 물론이고 사업주와 최고경영자(CEO) 등 회사 고위 경영진이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다.

공공부문 직영·발주 작업 현장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면 장관, 지방자치단체장, 공공기관장 등이 처벌 대상이 된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까지 불과 3개월여 남은 상황이지만 정부 차원 관련 준비는 전무하다는 게 김 의원 지적이다. 중대재해처벌법에는 ‘경영 책임자’로 중앙행정기관장, 지방자치단체장, 지방공기업장 등을 명시하고 있다.

특히 행안부의 준비 미비는 정부 전체와 지자체의 준비 미비로 이어질 수 있다. 정부조직법에 따르면 행안부는 ‘안전 및 재난에 관한 정책의 수립·총괄·조정’ 해야 하는 정부 조직 총괄 부처다. 중앙행정기관 및 지자체, 공공기관의 도급용역이 상당한 점을 고려하면 행안부 주도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충분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게 김 의원 주장이다.

실제 행안부도 최근 5년간 평균 299건의 도급용역을 맡기는 상태로 파악됐다. 김 의원이 행안부로부터 제출 받은 ‘행안부 본부 도급용역 현황’에 따르면 2016년 307건, 2017년 292건, 2018년 266건, 2019년 341건, 2020년 292건에 달했다. 올해는 8월까지 184건으로 집계됐다.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 김형동 의원실 제공

정부·여당이 중대재해처벌법의 과잉·졸속 논란에도 입법을 밀어붙여놓고, 관련 준비는 전무한 셈이다. 앞서 전국 228곳의 기초지방자치단체장이 소속된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가 중대재해처벌법이 과도하다는 취지의 의견을 입법 논의 과정에서 국회에 전달한 바 있다. 중대재해가 발생했을 때 지자체장 등을 바로 처벌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위헌적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김형동 의원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3개월여를 앞두고 있지만 국가 재난 안전 컨트롤타워인 행안부는 구체적 실행 계획을 손놓고 있다”면서 “국가적 차원에서 실천의지가 있는지 의심이 되는 사항”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대재해 감축이라는 목표달성을 위해선 노·사·정이 공감하고 실천할 수 있는 지침을 행안부를 중심으로 각 부처와 지자체가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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