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언론중재법… 인권위도 “언론자유 위축 우려”


국가인권위원회가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언론중재법) 개정안을 두고 “일부 신설조항이 언론 자유를 위축시킬 우려가 있어 입법에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17일 밝혔다.

인권위는 지난 13일 제16차 전원위원회 논의 결과 허위・조작 정보의 폐해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해 ‘언론의 책임성 강화’라는 개정안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이같이 판단했다며 국회의장에게 의견을 표명했다. 언론중재법 개정안은 언론사의 명백한 고의나 중대 과실로 인한 허위·조작 보도에 최대 5배의 징벌적 손해배상 책임을 물게 하는 게 골자다. 고의·중과실 추정, 열람 차단 청구권 등이 독소조항으로 꼽힌다.

인권위는 “언론 보도에 대한 규제 강화가 헌법에서 보장하는 언론·표현의 자유 제한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과잉금지의 원칙’ 또는 ‘명확성의 원칙’ 등이 엄격히 지켜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허위・조작 보도 개념이나 징벌적 손해배상과 관련된 고의・중과실 추정 조항의 개념이 추상적이고 불명확하다고 지적했다. 정치적 성향·이념과 다른 비판적 내용을 전하는 보도나 범죄·부패·기업 비리 등을 조사하는 탐사보도까지 징벌적 손해배상의 대상이 될 수 있어 언론 보도에 대한 ‘위축 효과’(chilling effect)를 가져올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언론중재법) 개정안을 논의 중인 여야 8인 협의체의 첫 회의가 지난 8일 국회 운영위 소회의실에서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인권위는 그러면서 허위・조작보도 개념에 허위성, 의도성, 정치·경제적 이익의 목적, 검증된 사실로 오인하게 하는 조작행위 등의 요건을 포함하고, 이를 구체적으로 명시해 위축 효과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고의・중과실 추정 조항이 경우는 삭제를 권고했다. 다만 인권위는 이로 인해 피해자의 입증 책임이 과도해질 수 있어 당사자간 책임을 적절히 조절하는 별도의 조항 마련하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인권위는 네이버 등 인터넷 뉴스서비스 사업자를 징벌적 손해배상의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했다. 가짜뉴스의 불법성을 미리 알 수 없고, ‘매개 행위’에까지 필요 이상의 책임을 부여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인권위는 포털이 징벌적 손해배상 대상이 되면 책임을 피하고자 논란이 될 만한 뉴스를 미리 차단할 우려도 있다고 덧붙였다.

언론중재법 개정안은 오는 27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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