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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9 선언 3주년…꽉 막힌 남북 관계 속 文 메시지 주목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에서 남북 정상회담을 열고 ‘9월 평양공동선언’을 도출한 지 19일로 3주년을 맞았다. 두 정상은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 등을 약속했지만 ‘하노이 노딜’ 이후 남북 관계가 악화하면서 지난 3년 동안 어느 것 하나 이뤄진 것이 없다. 남북 유엔 동시가입 30주년을 맞아 22일 유엔총회 연설에 나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내놓을 메시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9월 평양공동선언의 의의는 남북 관계의 안정적인 발전을 담보하는 장치를 마련했다는 데 있다. 남북은 평양공동선언과 부속 군사분야합의서를 통해 사실상 종전을 선언하고, 군사 분야 외에도 다방면에서 교류·협력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선언에 합의한 뒤 “전쟁 없는 한반도가 시작됐다. 한반도 전 지역에서 전쟁을 일으킬 수 있는 모든 위험을 없애기로 합의했다”고 기뻐했다.

남북 관계로 북·미 관계를 추동해 선순환 구도를 만든다는 문재인정부의 구상은 평양공동선언 이후 순풍을 타는 듯했다. 그러나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되면서 남북 관계도 교착 상태에 빠졌다. 북·미 간 중재자 역할을 자처해온 우리 정부에 단단히 화가 난 북한은 이후 남북 관계가 파탄 직전까지 몰린 책임을 전적으로 남측에 돌렸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도 9월 평양공동선언 3주년을 이틀 앞둔 지난 17일 간담회에서 “한반도의 평화는 3년 전 그날에서 어찌 보면 그대로 멈춰 선 채 단 한 발자국도 더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 장관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정부는 긴 호흡과 안목을 가지고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 우리가 해야 할 바를 묵묵하게 그리고 의연하게 다 해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보건의료 및 인도적 협력 등을 앞세워 북한의 문을 다시 두드리고 있지만 북한은 일절 호응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북한은 이달 들어 장거리 순항미사일과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차례로 쏘며 한반도의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결국 북·미 대화가 재개돼야 꽉 막힌 남북 관계에도 돌파구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대북 제재 완화의 키를 쥔 미국의 허락 없이 개성공단 재개와 같은 북한과의 경제협력을 추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미 양측은 향후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한 치의 양보도 없다’는 신호를 서로에게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북한은 미국의 물밑접촉 제안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 정책’을 답습하며 북핵 문제를 후순위로 미뤄두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재추진하려는 문 대통령은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북측에 대화의 장으로 나올 것을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도 앞서 지난 15일 “문 대통령은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한반도 평화와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해 대화와 협력 노력을 지속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6~17일 국내 일정을 잡지 않고 유엔총회 준비에 몰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북한이 문 대통령의 미국 방문에 맞춰 어떤 행보를 보일지 예측하기 힘든 터라 문 대통령의 고민도 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최근 무력시위 수위를 한 단계식 높이고 있는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등 고강도 도발을 감행할 경우 남북 및 북·미 대화 재개를 촉구한 문 대통령의 입장도 곤란해질 것”이라며 “기조연설문 내용 자체를 완전히 수정해야 하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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