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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자 몰린 동두천시청 20대 공무원 결국 극단적 선택

같은부서 직원의 가방 훼손 범인으로 의심 받아 극단적 선택
유족들 억울함 호소…가방 주인 “해당 직원 지목한 것은 아니다”

사망한 동두천시청 공무원 A씨가 동생과 나눈 대화. 보배드림 캡처

경기 동두천시 소속 20대 공무원이 직장 내 갈등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밝혀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동두천시와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전 7시쯤 양주시의 한 아파트 15층에서 A씨(29·여)가 추락해 병원에 옮겨졌지만, 치료를 받던 중 결국 숨졌다.

A씨는 동두천시청 소속 공무원으로 이달 초 직장에서 발생한 가방 훼손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돼 경찰 조사를 받았다.

A씨가 세상을 떠나자 A씨의 어머니 B씨는 다음 날 인터넷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딸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며 게시글을 남겼다.

B씨는 “우리 딸이 동두천시청에서 근무하던 중 한 팀원의 가방이 훼손됐는데, 당사자가 아무런 증거 없이 정황상 범인으로 우리 딸을 지목해 경찰에 신고했다”면서 “경찰서에 출석해 조사를 받으며 압박감을 받았고, 팀원들의 차가운 시선을 견디지 못하고 15층에서 뛰어내려 숨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B씨는 “우리 딸은 자기 동생한테 자기가 하지 않았다고 억울하다고 계속 이야기했다. 가방 소유주는 우리 딸을 범인으로 지목해 개인 SNS에 글도 올렸다가 삭제했다”면서 “우리 딸이 숨졌다는 연락을 받고 병원 영안실에 갔더니 머리가 깨진 채 차가운 냉동실에 안치돼 있었다. 우리 딸의 억울함을 풀어줄 수 있는 방법을 알려달라”고 도움을 청했다.

B씨는 커뮤니티에 A씨가 동생에게 억울함을 호소한 문자 내용과 가방의 주인 C씨가 개인SNS에 올렸다가 삭제한 게시글도 공개했다.

A씨가 동생에게 보낸 문자 내용에는 “사무실에 혼자 있었는데 왜 문을 열고 닫았냐고 해. 그거 누가 의식해. 손 떨려. 많이 힘들다. 나 시청에서 칼쟁이X 된 거 같아 기분이 너무 안 좋아. 벌벌 떨려” 등 억울함을 호소하는 내용이 담겼다.

C씨가 개인SNS에 작성 후 삭제한 글에는 “자기 혼자 모르겠지만 다 너인 거 안다. 앞에서 말만 못할 뿐이지. 다들 니가 한짓인거 싸이코패스라는거 니가 섬뜩하다는거 다 알고 있어. 나이먹고 하는 짓은 중딩수준이라니 니인생이 불쌍타”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훼손된 가방 소유주의 SNS 글 중 일부 내용. 보배드림 캡처

A씨는 동두천시청에 공무원으로 재직한 지 3년여 정도 지났고, 해당 부서에서는 지난해 1월부터 일해왔다. 같은 부서인 C씨는 A씨보다 직급이 높고, 나이가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동두천시는 사건이 확대돼 개인 신상이 밝혀질 것을 우려해 A씨에 대한 정보를 직원안내에서 삭제하고 진상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가방 훼손과 관련해 C씨는 A씨를 지목해 고소한 것이 아닌, 가방을 훼손한 범인을 밝혀달라고 경찰에 수사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던 A씨는 지난 15일 동두천경찰서로부터 피의자 전환 사실을 통보받자 다음 날 아파트에서 추락해 숨진 것으로 밝혀졌다.

동두천시 관계자는 “가방 훼손 정도면 시청 내부적으로 처리할 수도 있던 일이었는데 경찰에 수사 의뢰를 먼저한 것이 아쉽다”면서 “안타깝고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서는 마무리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진상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가방 훼손 관련 재물손괴 사건의 참고인으로 조사를 받았고, 피의자 신분으로는 조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극단적 선택으로 인한 변사사건은 범죄 혐의가 없어 내사 종결될 것”이라며 “A씨 유족 등에서 억울함 등으로 수사 의뢰나 이의 제기가 있으면 수사가 진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동두천=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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