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시대 MZ 사랑법]① 헌팅·소개팅? 요즘은 ‘이것’

‘자만추’ 어려워진 청년들 온라인 데이팅 시장으로
코로나19 여파로 1년새 월간이용자수 2배로 껑충

국민일보DB

코로나19로 만남의 장소와 시간에 제약이 생기면서 새로운 인간관계를 시작하는 데 필요했던 오프라인 만남이 디지털세계의 접속으로 대체되고 있다. 코로나19가 젊은 세대의 사랑 방식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젊은 남녀가 온라인 소개팅 앱 등 전문업체의 서비스를 활용해 만나는 ‘온라인 데이팅 시장’이 확 커졌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여파로 학교 친구나 직장 동료 등을 통해 사람을 소개받는 경우는 물론 클럽이나 각종 모임 등을 통해 우연적 만남을 가질 기회도 줄어들고 있어서다. 코로나19가 촉발한 비대면 문화와 MZ세대(1980~2000년대생) 디지털 정보력이 결합한 현상으로도 풀이된다.

“만날 곳이 없어요” 스무 살 새내기의 하소연

2030 청년들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장기화하면서 ‘자만추’(자연스러운 만남 추구)가 어려워졌다고 입을 모은다. 대학가에서는 비대면 강의가 많아졌고, 식당·카페·술집은 ‘코로나 통금’으로 영업시간에 제한이 생겼다. 코로나19로 비대면 문화가 정착되고 전통적인 오프라인 만남 기회를 제공하던 장소나 기회가 줄자 새로운 이성을 만날 수 있는 통로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올해 대학에 갓 입학한 민승희(가명·19·여)씨가 소개팅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하게 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민씨는 “항상 자연스러운 만남을 외치고 다녔는데 이젠 학교 밖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없다”면서 “코로나 이후 자연스럽게 새로운 사람을 만날 일이 사라진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처럼 젊은 세대가 이성을 만나는 방식이 변화하고 있다. 오프라인 대신 소셜미디어나 앱 등으로 눈을 돌리면서 소개팅 앱이 새로운 만남의 풍속도로 자리매김했다. 나이·성별·거주지·직업과 이상형과 선호조건 등을 적은 프로필을 올린 후 관심을 보이는 이성과 비대면으로 만남을 시작한다.

강승주(21)씨는 “이전에는 소개팅 앱을 여자친구와 헤어진 후 단순히 정서적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가벼운 마음으로 이용했다”면서 “지금은 코로나로 새로운 사람을 만날 길이 단절됐지 않았나. 학년이 올라갈수록 교양 과목도 안 듣고 전공 분야에만 집중하다 보니 새로운 이성을 만날 기회가 없어져 소개팅 앱을 사용하게 됐다”고 했다.

이용자들은 처음부터 선호하는 이상형과 만남을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는다. 조건이나 취향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쉽게 끊어버릴 수도 있다. 김미연(가명·26·여)씨는 “다양한 사람을 만나보고 싶었다. 외모든 취미든 취향에 맞는 사람을 만날 확률이 높다고 생각했다”면서 “굳이 시간 들여서 내 취향에 대해 주변 사람에게 설명하고 찾을 필요가 없어서 좋다”고 말했다.

구글 앱스토어에 등록된 일부 소개팅 앱

1년 반 만에 두 배 ‘쑥’… 코로나 시대 사랑법

온라인 데이팅 시장의 성장세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국민일보가 데이터 분석업체 앱에이프에 의뢰해 받은 자료를 보면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카테고리가 ‘데이트’로 분류된 앱의 지난달 월간 이용자 수(MAU)는 지난해 말보다 65%가량 증가했다. 코로나19가 본격화되기 전인 지난해 1월과 비교하면 98% 늘었다. 약 일 년 반 만에 시장이 두 배 가까이 커진 셈이다.

결혼정보회사 ‘가연’이 운영 중인 소셜 데이팅앱 ‘하이라운지’의 경우, 지난달 가입자 수는 올해 초와 비교했을 때 약 140% 증가했다. 회사 관계자는 17일 “회원의 신원 인증 시스템을 강화하며 가입 문턱을 높였음에도 지난 7월부터 가입률이 폭증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된 시점과 정확히 맞물린다.

앱 시장에서도 데이팅 업체가 갈수록 영역을 넓혀가는 추세다. 16일 기준 구글 앱스토어 매출 순위 상위 50개 앱 중 이성과 만남을 주선하는 소개팅 앱만 16개에 달했다. 인기 앱 10개 중 3~4개는 소개팅 앱인 셈이다. 앱스토어에 등록된 소개팅 앱은 246개에 달한다. 꼭 소개팅을 전면에 내세워 콘셉트화하진 않았지만 제3자와의 대화를 주선하는 앱 등도 4개로 확인됐다.

무료 서비스가 많은 일반 앱과 달리 소개팅 앱은 과금이 쉬워 사업 수익성이 뚜렷하다. 자연스러운 만남이 어려워지면서 이용자들이 몰린 데다 자신을 위한 투자에 망설임 없이 지갑을 여는 MZ세대의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해외 상황도 다르지 않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는 소개팅 앱 시장이 올해부터 2024년까지 연평균 9.3%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온라인 데이팅 시장이 주목받으며 세계 최대 소개팅 앱 ‘틴더’를 운영하는 미국 매치그룹의 주가도 상승했다.

지난해 말 발간된 ‘대학생의 데이팅 앱 사용 동기에 영향을 미치는 심리적 요인에 대한 연구’ 논문의 대표 저자인 임은정 심리상담가는 “오늘날 데이팅 앱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절반은 온라인을 통한 만남을 오프라인으로 이어가려는 적극성을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양한 사람들과의 오프라인 만남을 더욱 손쉽게 확장해 맺으려는 적극적인 관계 욕구가 데이팅 시장 확대로 이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천현정, 박채은, 김미진 인턴기자

[코로나시대 MZ 사랑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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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코로나시대 MZ 사랑법]③ 온라인 즉석만남, 이것도 사랑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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