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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불법행위에 ‘강남땅’ 잃은 봉은사, 487억 배상 받는다

국민일보DB

공무원들의 서류 조작 불법 행위로 강남땅을 돌려받지 못한 서울 봉은사가 손해배상 소송을 내 약 487억원을 배상받을 수 있게 됐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46부(부장판사 이원석)는 봉은사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487억여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해당 사건은 1950년대 이승만 정부의 농지개혁사업과 관련이 있다. 봉은사는 농지개혁사업 과정에서 국가에 매수당한 땅에 대한 지주보상을 받기 위해 52년 관할관청에 지주 신고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서울 한 구청의 공무원이었던 백모씨와 김모씨는 농지소표, 상환 대장을 허위로 작성하는 등의 방법으로 분배나 상환이 완료된 것처럼 꾸며 봉은사 땅을 제삼자인 조모씨 등에게 소유권 이전 등기했다. 백씨와 김씨는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로 78년 8월 유죄 판결을 받았다.

봉은사는 땅을 되찾기 위한 소송에 나섰지만, 소유권이 넘어간 지 10년이 넘어 제삼자들의 취득이 인정된다는 이유로 패소했다. 결국 봉은사는 정부에게 ‘공무원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를 배상하라’며 다시 소송을 제기했다. 국가를 상대로 695억9130만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이번 소송을 낸 것이다.

재판부는 이번 소송 대상인 토지들은 국가에 팔리기 전 봉은사의 소유가 맞다고 판단했다. 또 국가 소속 공무원들의 불법행위로 인해 봉은사가 손해를 입은 것 역시 인정된다면 국가 배상의 책임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의 토지는 원소유자인 원고(봉은사)에게 환원됐다고 봐야 하지만, 피고(국가) 소속 공무원들이 분배·상환이 완료된 것처럼 가장하는 방법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주는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라고 보았다.

이어 “원고는 선행판결(등기 말소 소송)이 확정돼 소유권을 종국적으로 상실했다”며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소속 공무원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국가 측의 소멸시효 항변은 배척했다.

이번 소송 대상 토지 가격은 695억1300만원으로 감정됐다. 다만 봉은사가 소유권이 환원된 것을 확인하지 않는 등 권리를 보전할 기회를 잃어버렸다는 점, 국가가 아무런 이득을 얻지 않은 점, 이미 받은 보상금을 반환하지 않게 되는 점 등을 고려해 국가의 배상 책임을 70%로 한정했다.

이주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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