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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견제도 바쁜데…‘호주 원잠’ 두고 프-오커스 갈등 국면 점화

오커스 ‘호주 원자력 추진 잠수함 도입’ 합의 이후 佛 격분
77조원 계약 사실상 파기에 바이든-마크롱 통화 예정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5일(현지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보리스 존슨(화면 오른쪽) 영국 총리, 스콧 모리슨(화면 왼쪽) 호주 총리와 화상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3국의 새로운 안보 파트너십인 '오커스'(AUKUS) 발족을 발표하고 있다. 오커스는 이들 세 국가명을 딴 이름이다. AFP연합뉴스

원자력추진 잠수함을 두고 미국과 영국, 호주의 3국 안보동맹 ‘오커스’(AUKUS)와 프랑스 간의 불화가 깊어지고 있다. 각국 국방장관 회담이 취소된 데 이어 각종 행사들이 연기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조만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통화해 사태를 수습할 계획이다.

로이터통신은 1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릴 계획이었던 영프 국방장관 회담이 취소됐다고 보도했다. 당초 벤 웰리스 영국 국방장관과 플로랑스 파를리 프랑스 국방장관은 이번주 만날 계획이었다. 가디언은 “23일 열릴 예정이었던 ‘영프 위원회’도 연기됐다”고 전했다.

양국 관계가 경색된 이유는 오커스가 호주에게 제공한 원자력추진 잠수함 때문이다. 최근 호주는 오커스에 참여한 대가로 미국과 영국의 원자력잠수함 기술 이전을 받아 건조하기로 결정했다. 대신 기존 프랑스와 12대 디젤 잠수함을 건조하기로 한 계획을 사실상 파기했다.

앞서 호주 국방부는 프랑스 방산업체 나발 그룹과 660억 달러(77조3000억원)에 공격형 잠수함 최대 12척 건조와 기술 이전 등을 하는 계약을 맺었는데 오커스의 원자력잠수함 건조 한 마디에 계약이 취소된 것이다.

프랑스 정부는 격분한 상태다. 오커스 회담 이후 프랑스는 지난 17일 미국과 호주 주재 대사를 초치했다. 당시 프랑스는 “오랜 우방국들에게 뒤통수를 맞았다”며 반발했고, 호주와 미국 대사 등은 국익을 위한 조치였다고 맞선 것으로 전해졌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프랑스 정부의 항의에 대해 “호주의 전략적 국익에 근거한 결정임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필립 르포르 주한프랑스대사가 17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주한프랑스대사관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호주와의 잠수함 건조사업이 무산된 것과 관련해 프랑스 정부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3국에 원자력추진 잠수함 기술을 이전할 수 있다는 주장으로 오커스 압박에도 나섰다. 필립 르포르 주한 프랑스 대사는 같은날 서울 서대문구 대사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호주의 이번 선택은 기술적 문제가 아닌 정치적 결정”이라며 비판했다. 한국 주재 대사가 제3국의 문제로 언론에 간담회를 자청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르포르 대사는 “프랑스는 한국과 원자력추진 잠수함 건조의 필수 기술인 핵폐기물 재처리 기술 등의 협력을 진정으로 원하고 있다. 우리는 원자력추진 잠수함과 항공모함 건조 기술을 모두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원자력추진 잠수함 도입을 추진하는 한국에게 기술이전을 제안하면서 오커스를 압박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마크롱 대통령에게 갈등 해결을 위한 전화통화를 요청한 상태다. 가브리엘 아탈 프랑스 정부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의 요청에 의해 며칠 내 전화통화가 있을 예정”이라면서 “프랑스에서는 분노와 충격의 순간이 있었다. 신뢰가 크게 파열된 원인에 대한 해명을 구할 예정”이라고 현지 TV 인터뷰에서 밝혔다.

황윤태 기자 trul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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