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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광로 6년 야근’ 노동자 죽음에 “업무상 재해” 판결

자료이미지. 국민일보DB

평균 35도에 이르는 용광로 근처에서 6년 넘게 야간 업무를 하다 과로로 사망한 노동자가 업무상 재해를 인정받았다.

서울행정법원 제8부(재판장 이종환)는 노동자 A씨(사망 당시 43세)의 유가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유족급여와 장의비 부지급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밝혔다.

2013년 4월부터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공장에서 근무했던 A씨는 2019년 8월 야간근무 중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같은 날 사망했다. 사인은 허혈성 심장질환이었다.

유가족은 공단에 업무상 재해를 신청했지만, 공단은 업무와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A씨 유족은 근로복지공단의 이같은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A씨 유족 측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A씨의 업무와 사망 간 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재판부는 A씨가 6년 이상 주·야간 교대근무를 해왔던 점, 일정 기간 평균 주당 59시간 이상 근무하는 등 과로 상태에 놓인 점에 주목했다.

A씨의 공장이 경영난으로 휴업하면서 A씨의 사망 전 12주간 주당 평균 업무 시간은 약 40시간, 사망 전 4주간은 약 23시간이었으나 휴업 전인 2018년 8월~2019년 2월까지 A씨의 주당 평균 업무시간은 약 59시간이었다. 휴업 뒤 밀린 업무로 인해 매일 10시간 이상 야간근무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A 씨가 일하던 작업장의 온도가 약 35도였고, 소음 수준도 기준치를 상회해 정신적·신체적 스트레스가 상당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의 사망 직전 12주간 및 4주간 업무시간이 고용노동부의 업무상 재해 관련 고시 기준에는 다소 미치지 못한다고 보면서도 “그 사유만으로 고인의 사인이 업무상 질병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단정해선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질병의 발생 원인이 수행한 업무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업무상 과로나 스트레스가 질병을 유발·악화시켰다면 인과관계가 있다고 본다”고 판시했다.

이예솔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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