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빠진 친구 구하다 숨진 고교생…法 “국립묘지 안장 안돼”

국민일보DB

계곡에서 물놀이하던 친구를 구하려다 사망한 10대 소년의 유족이 국가보훈처 국립묘지 안장거부처분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지만, 1심에서 패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판사 정상규)는 A씨 유족이 국가보훈처장을 상대로 “국립묘지 안장거부처분을 취소해 달라”고 낸 소송에서 지난 9일 원고 패소판결했다고 22일 밝혔다.

A씨는 1994년 7월 28일 경북 봉화군의 한 계곡에서 친구들과 물놀이하던 중 튜브를 놓치고 허우적거리는 친구를 구하기 위해 수심 1.8m가량 물에 뛰어들었다가 함께 숨졌다.

보건복지부는 의사상자심사위원회 심사와 의결을 거쳐 2005년 5월 A씨를 의사자로 인정했다. 이에 A씨 유족은 2019년 7월 A씨를 국립묘지에 안장해 달라고 신청했다.

하지만 안장대상심의위원회는 한 달 뒤 A씨를 안장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심의·의결했다. 국가보훈처는 다음 날 심의 결과를 통보했다.

유족은 보훈처 결정에 불복해 행정심판을 제기했으나 청구가 기각됐다. 유족은 지난해 4월 “국립묘지 안장 비대상 처분을 취소하라”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유족은 재판 과정에서 “A씨와 유사한 사례의 의사자를 국립묘지 안장 대상자로 인정한 적이 있는데도 안장 비대상자로 결정한 것은 비례의 원칙 위반,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국립묘지법 입법 목적이나 관련 규정을 종합할 때 국가보훈처 처분에는 위법이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국립묘지법의 입법 목적 등을 종합해 보면, 의사자의 희생정신과 용기가 국립묘지에 안장해 항구적으로 존중되고 사회의 귀감이 되도록 하는 것이 합당한지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며 “순국선열과 애국지사, 군인, 경찰관, 소방공무원 등의 국립묘지 안장을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록 A씨가 다른 사람의 생명·신체를 구하다가 사망에 이른 것이라고 하더라도 (안장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에 비례의 원칙 위반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A씨와 유사 사례에서 안장 대상자로 결정된 경우가 있다고 해도, 구체적인 구조행위 당시 상황 등은 사안별로 달라질 수밖에 없기에 그 결과만을 단순 비교해 이 사건 처분이 평등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시했다.

김승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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