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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찰 드론이 적 찾고, 자폭 드론이 끝낸다…미래전 대비하는 육군

육군 3대 전투체계 공개
AI로 실시간 전황 공유
미래지상전 실험 박차

워리어플랫폼을 착용한 전투원들이 K808 차륜형장갑차에서 하차한 후 적진으로 진입하고 있다. 육군 제공

손가락 크기의 초소형 정찰 드론이 적이 잠입한 건물로 침투한다. 적의 위치를 파악한 뒤 원격 폭발물을 실은 소형 자폭드론이 창문으로 날아가 숨은 적을 사살한다. 기관총을 탑재한 드론이 엄호사격에 나설 동안 장갑차를 타고 온 보병이 건물에 진입해 상황을 종결한다. 이 모든 과정은 모두 통신 드론을 통해 지휘소에 실시간 전달된다.

육군이 지난 16일 강원도 인제군 육군과학화훈련단(KCTC)에서 미래 지상 전투 체계와 각종 첨단 전력을 공개했다. 육군이 대표 브랜드로 내세우고 있는 최상위 전투체계인 ‘아미 타이거(Army TIGER) 4.0’이 실제 전투에서 작동하는 모습을 통해 지상군 전투체계의 변화가 임박했음을 보여줬다. 육군 관계자는 22일 “이번 자리는 육군이 미래 지상전을 이끌어갈 전투 체계를 설명하는 동시에 드론봇 등 첨단전력을 조기 도입하기 위한 공감대를 마련하는 취지에서 마련됐다”고 말했다.

아미 타이거란 지능화·기동화·네트워크화된 전투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유·무인복합전투체계를 일컫는다. 부대가 보유한 장비·물자 등을 과학적으로 검증해 최적의 전투 방안을 제시하는 과정이다. 미래전에 대비해 장병의 생존력을 높이고 전투력을 강화하기 위해 도입됐다. 새 전투체계가 도입될 경우 아군 피해율이 74% 이상 감소할 것으로 육군은 보고 있다.

현장에는 정찰·공격·수송·통신 드론과 정찰 로봇, 무인차량, 차륜형 장갑차 등 육군이 전력화했거나 실험 중인 21종 57대의 첨단전력이 투입돼 전투 실험을 펼쳤다. 새 전력들과 워리어플랫폼을 착용한 전투원들이 전투 현장에서 조화를 이뤄 신속히 작전을 종결시킨다는 포부다. 육군 전력의 첨단화 수준이 해·공군과 비교해 뒤처졌다는 위기의식도 반영됐다.

워리어플랫폼을 착용한 전투원들이 건물 내 적을 소탕하기 위한 작전을 하고 있다. 육군 제공

인공지능(AI) 기술이 전장에서 활약하는 모습도 주목 받았다. 정찰 드론이 보낸 데이터를 분석한 뒤 ‘AI 참모’가 여러 변수를 고려해 최적의 전투 수행방법을 제안한다.

육군은 지난해부터 KCTC에서 전방에 배치된 보병대대와 보병여단을 중심으로 전투와 작전운용 능력 검증을 위한 훈련을 이어오고 있다. 가로 18㎞ 세로 16㎞의 전장에서 아군과 대항군의 모의 전투가 가능하다. 비록 시뮬레이션이지만 가상의 공습으로 차량이 파괴될 경우 실제 현장에서 정비를 거쳐야 다시 모의 전투에 투입할 수 있다. 탄약과 연료를 모두 써버린 경우에도 현장에서 실물을 보급받아야만 훈련을 이어갈 수 있다.

훈련 이후에는 전투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사후 평가가 이뤄진다. 피해 원인이 개인화기인지 포탄인지, 혹은 아군에 의한 것인지도 파악할 수 있다. 육군 관계자는 “부대 지휘관들이 본인의 잘못된 판단으로 부하들을 이렇게 잃을 수 있다는 점을 여실히 깨닫고 돌아가게 된다”고 말했다.

아미 타이거(Army TIGER) 4.0 전투실험에 투입된 첨단 전력들이 전시돼 있다. 육군 제공

육군은 2030년대 중반까지 드론·로봇, 유·무인 복합소형전술차량을 전 부대에 전력화해 기동 능력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우선 2024~2025년 차륜형 장갑차 2개 대대 규모를 시험 운용한 뒤 전방 보병부대에 도입하는 작업에 한창이다. 전술 차량이나 장갑차가 서로 연결돼 소대와 분대가 더 효율적으로 전투를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육군은 전술정보통신체계(TICN), 군 위성통신체계 등 30개 전력을 전력화하기 위해 내년 예산안에 1조6000여억원이 반영돼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육군 엄용진 기획관리참모부장(소장)은 “아미타이거 4.0은 육군의 미래를 향한 도전”이라며 “안보 패러다임의 변화에 맞춰 백두산 호랑이처럼 빠르고 치명적인 군사력을 건설해야 한다는 염원과 의지가 아미타이거 4.0에 담겨 있다”고 말했다.

인제=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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