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같은 사위 기대 안해, 딸 같은 며느리 기대 말라”

[사연뉴스]

게티이미지뱅크

흔히 ‘결혼하면 여자가 손해’라고 합니다. 아무래도 여성 쪽이 시댁의 대소사를 챙기는 일이 많고, 집안 살림에서 더 큰 부담을 져야 하기 때문이겠죠. 요즘은 많이 나아졌다고 하지만 꼭 그렇지마는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오래된 전통인 유교 문화와 가부장적 분위기가 여전하기 때문이겠죠.

2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엔 ‘여친 집에 결혼 허락받으러 갔었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해당 게시글은 직장인 대상 애플리케이션(앱)인 ‘블라인드’에 지난 3월 올라와 950여개의 댓글이 달리는 등 논란이 컸었는데요. 가족들이 모이는 추석 명절을 지나면서 해당 글이 다시 온라인에서 갑론을박을 낳는 모양새입니다. 무슨 내용이길래 이렇게 큰 반응을 불러일으켰을까요?

이야기는 결혼을 앞둔 남성 A씨가 여자친구인 B씨의 부모님께 결혼을 허락받으려 찾아뵈면서 시작됩니다.


A씨의 ‘예비 장인’인 B씨 아버지는 A씨에게 “연락하지 않고, 용건이 있을 때만 전화해도 된다” “꼭 둘이 찾아올 필요 없다. 딸이 오고 싶어하면 딸만 보내도 된다” “설령 오더라도 그냥 TV보고 밥 먹고 가라” “아들 같은 사위 바라지 않는다. 그런 요구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B씨 아버지는 “대신 반대도 그래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그러니까 A씨 부모님이 B씨에게 연락을 강요해선 안 되고, 용건도 가급적 A씨를 통해 B씨에게 전하길 바라며, A씨 부모님이 딸 같은 며느리를 바라지 않으시면 좋겠다는 겁니다. 딸은 당신의 딸이라는 것이지요.


B씨 아버지는 또 “가족 행사에 가더라도, 설거지나 요리를 절대 시키지 않아야 한다. 딸이 고생하는 게 싫어 집에서도 집안일을 잘 시키지 않았다”며 “서로 손님처럼 대해주고 아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각자의 아들과 딸을 서로 소중하게 대해주자는 뜻을 전하신 겁니다.

글쓴이는 글을 마치며 “사실 굉장히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한편으론 이상한 기분이 든다”고 했습니다. 마음 한 편에서 뭔가 걸리는 게 있다는 뜻이겠지요.

누리꾼들은 상반된 의견을 보였습니다. 한쪽에선 “남자는 처가에서 별 일을 하지 않으니 손해를 보는 기분이 드는 것이다” “며느리는 시댁에 딸같이 살갑게 대해야 하고 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깔려있기 때문에 그렇다” 등의 반응을 나타냈습니다.

다른 쪽에선 “당사자들끼리 할 말을 인사 간 자리에서 하니 기분이 그렇게 좋진 않을 것 같다” “너무 선 긋는 것 같다” “서로 남남도 아닌데, 남자도 처가에 아들처럼 잘 하고 여자도 시댁에 딸처럼 잘 하면 더 좋지 않겠느냐”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매년 설과 추석만 되면 ‘집안 문제로 부부끼리 크게 싸웠다’는 사연이 온갖 커뮤니티를 도배하다시피 합니다. 이번 연휴 기간 동안, 독자님 가족은 평온하셨는지요? 평생을 함께 하고 싶어 만난 두 남녀, 그리고 그들을 있게 해준 가족이 모두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은 정녕 없는 걸까요? 입장을 바꿔 생각하면, 어렵지 않은 일일 텐데 말입니다.

[사연뉴스]는 국민일보 기자들이 온·오프라인에서 접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는 코너입니다. 살아 있는 이야기는 한 자리에 머물지 않습니다. 더 풍성하게 살이 붙고 전혀 다른 이야기로 반전하기도 합니다. 그런 사연의 흐름도 추적해 [사연뉴스 그후]에서 알려드리겠습니다. [사연뉴스]는 여러분의 사연을 기다립니다.


안명진 기자 a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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