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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계속하고 싶어요” 아프간 女청소년축구팀 포르투갈 망명 성공

21일(현지시간) 포르투갈 수도 리스본에서 아프가니스탄 여자 청소년 축구팀 선수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간에서 14∼16세 여자 청소년 축구팀을 해외로 망명시키는 이른바 '사커볼 작전'이 성공해 선수 26명을 포함한 80명이 지난 19일 밤 포르투갈에 도착했다. AP연합뉴스

‘여성 인권 탄압’의 대명사 탈레반을 피해 아프가니스탄 여자 청소년 축구팀을 망명시키는 ‘사커볼 작전’이 성공했다.

21일(현지시간) AP통신은 아프간 여자 축구 청소년 대표팀 선수 26명과 이들의 가족, 코치 등 80명이 19일 밤 포르투갈 수도 리스본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사커볼 작전’은 미국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 백악관 관리를 역임했고 아프간의 특수부대에서 일했던 로버트 맥크리어리가 주도했다. 또 국제축구연맹(FIFA)과 전직 미군 장군, 미 중앙정보국(CIA) 베테랑 출신 인도주의 단체 설립자 등이 참여했다. 맥크리어리는 “포르투갈이 이들의 망명을 허가했다”며 “이 소녀들은 세계와 인류의 진정한 빛의 상징”이라고 강조했다. 망명에 성공한 가족들은 미 중앙정보국(CIA) 베테랑 출신 인도주의 단체 설립자 닉 맥킨리가 마련한 주택에 거주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의 망명길은 순탄치 않았다. FIFA는 탈레반이 재집권하자 아프간 여자 축구 선수들을 탈출시켜 달라는 서한을 각국 정부에 보냈다. 지난달 24일 여자 축구 성인 대표팀 선수들과 가족 등은 미군 수송기를 통해 호주로 탈출했다. 하지만 청소년 축구팀 선수들은 탈출을 목전에 두고 카불 공항 폭탄 테러로 발이 묶였다.

이후에도 수차례 탈출을 시도했지만 100명 가까이 되는 대규모 인원을 한꺼번에 탈출시키기는 어려웠다. 게다가 대다수는 비행기 탑승에 필요한 여권이나 서류도 갖고 있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이들은 다섯 번 이상 탈출에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결국 비행기를 포기했고, 우여곡절 끝에 축구 단체의 도움을 받아 육로로 파키스탄으로 넘어갈 수 있었다.

포르투갈에 도착한 선수들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축구를 계속하고 싶다”고 밝혔다. 또 포르투갈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탈레반 집권기인 1996년 스웨덴으로 이주한 아프간 여자 축구대표팀 골키퍼이자 코치 위다 제마라이는 탈출 성공 소식을 듣고 “이제 이 소녀들은 꿈꿀 수 있고, 계속 경기를 할 수 있게 됐다”며 감사해 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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