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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폰 아웃”…검열·보안 문제로 사용 금지령 내린 리투아니아

리투아니아 차관 “中스마트폰 사지 말고 이미 산 건 버려라”
中매체 “또다른 반중 술수” 비난
샤오미·화웨이는 반박

중국 베이징에 있는 샤오미 매장 모습. 중국 바이두 홈페이지

대만 문제로 중국과 갈등을 빚은 리투아니아가 이번엔 중국산 스마트폰 사용 금지령을 내렸다. 중국 업체가 만든 제품에 검열 기능이 내장돼 있거나 보안상 결함이 발견됐다는 이유에서다. 중국 관영 매체는 “유럽의 반중 선봉 리투아니아가 또 다른 반중 술수를 부린다”고 비난했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리투아니아 국방부 산하 사이버보안센터는 유럽에서 판매되는 중국 업체들의 5G 스마트폰 기기를 점검한 결과 샤오미의 ‘Mi 10T 5G’에 ‘자유 티베트’ ‘대만 분리주의 만세’ 같은 용어를 감지하고 검열하는 소프트웨어가 설치돼 있었다고 밝혔다.

사이버보안센터가 공개한 보고서를 보면 해당 기종에 깔려 있는 인터넷 브라우저를 포함한 시스템 앱에서 검열되는 단어가 499개에 달했다. 보고서는 유럽에서 판매되는 스마트폰은 해당 기능이 꺼져 있지만 언제든 원격으로 활성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샤오미 스마트폰이 암호화한 사용자 데이터를 싱가포르에 있는 서버로 전송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와 함께 중국 최대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의 스마트폰 ‘P40 5G’에서도 보안 결함이 발견됐다고 주장했다. 화웨이 앱스토어인 앱갤러리에 들어가면 제3의 스토어로 연결되는데 이중 일부가 악성 프로그램이거나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는 것이다.

마르기리스 아부케비치우스 리투아니아 국방부 차관은 브리핑에서 “중국 스마트폰을 사지말고 이미 구입한 것은 가능한 빨리 없애버릴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정부 관료가 공개적으로 특정 국가 제품을 찍어 사용 금지 권고를 내린 건 이례적인 일이다.

중국 관영 매체는 반발했다. 글로벌타임스는 23일 “리투아니아의 새로운 움직임은 경제 및 무역 교류를 정치화하는 것”이라며 “리투아니아가 중국의 마지노선을 건드리면 단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리투아니아는 올해 들어 전방위로 중국에 맞서고 있다. 지난 5월 중국과 중·동부유럽(CEEC)간 경제협력 플랫폼인 ‘17+1’에서 탈퇴한 것이 신호탄이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7+1 화상 정상회의에서 코로나19 백신 지원과 교역량 확대를 약속하며 유럽과의 관계 강화에 공을 들인 데 대놓고 재를 뿌린 셈이다. 이후 리투아니아는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중국 압박 노선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중국은 리투아니아를 그냥 두면 중국에 대항하는 움직임이 다른 유럽 국가들로 퍼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 때문에 호주에 했던 것처럼 리투아니아에 대해서도 경제력을 앞세워 압박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그러나 리투아니아는 중국과의 무역 비중이 크지 않아 실질적인 타격이 덜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인구 300만의 리투아니아는 1990년 소련에서 독립한 뒤 반러 운동의 깃발 역할을 해왔고 자국 안보를 위해 친미 성향을 보여왔다. 미·중 갈등 국면에선 확실한 반중 행보를 걷고 있다.

샤오미는 올해 2분기 유럽 시장에서 스마트폰 출하량 1270만대를 찍어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샤오미 대변인은 영국 BBC에 “샤오미 기기들은 사용자들의 의사소통을 검열하지 않고 통화, 검색, 웹사용 등 어떠한 행동도 제한하거나 차단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화웨이도 영업 중인 국가의 법과 규정을 준수하며 사이버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를 최우선에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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