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장동 ‘특검 공방’ 野 총공세… 與는 “너나 해”

국민의힘·정의당 ‘대장동 의혹’ 특검 요구
민주당은 윤석열 전 총장 ‘고발 사주’ 부각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관련해 대장동 개발 의혹에 대한 긴급 간담회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야권을 중심으로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한 특별검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 대권 주자들이 연일 성명을 내며 총공세를 퍼붓는 가운데 진보 진영의 정의당까지 가세해 전면 압박을 시작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야당에서 요구하는 특검·국정조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오히려 야권 유력 대선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이 대장동 이슈에 덮이고 있다며 역으로 국민의힘에 특검을 요구하고 나섰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와 전주혜, 김은혜 의원,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요구서 및 특별검사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제출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野, 대장동 ’특검’ 집단행동 나서

국민의힘은 본격적으로 이 지사의 대장동 개발 의혹과 관련한 특검과 국회 국정조사를 요구하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와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23일 오전 대장동 개발 의혹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요구서와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국회 의안과에 제출했다. 수사 범위에는 대장동 개발 사업과 연관된 특혜 제공 등 불법 행위 여부 등이 포함됐다.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판교 대장동 게이트와 연관된 각종 의혹이 연일 새롭게 제기됐다”면서 “국민의힘은 오늘 오전 국민의당 의원들과 함께 107명의 이름으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진상규명 국정조사 요구서와 특검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그는 “개발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 지사가 대장동 개발 특혜에 깊숙이 관여돼 있다는 보도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각종 의혹이 구체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른 시일 안에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민주당은 진실 규명을 위한 의지가 있다면 국민의힘이 제안한 국정조사와 특검을 수용하고 협력하라”고 힘줘 말했다.

앞서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 전 총장, 홍준표 의원, 최재형 전 감사원장, 원희룡 제주도지사 모두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정부·여당을 겨냥한 메시지를 내놓은 바 있다.

정의당 대선주자인 심상정 의원도 특검 요구에 힘을 보탰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오수 검찰총장에게 “공정한 수사를 위해 특임검사를 지명하고 철저히 수사하라”고 촉구했다.

심 의원은 “불평등이 심화되는 이 시점에 1000배의 불로소득으로 서민들의 억장이 무너지고 있다. 더군다나 그 의혹에 선 사람이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인 점에서 불신은 날로 깊어지는 중”이라며 “이 지사는 국민이 납득할 때까지 진솔하게 설명해야 하고 어떤 수단의, 형태의 수사라도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자세를 보여라”라고 요구했다.

그는 회견이 끝난 후에도 “정의당은 특검이나 국감(국정감사) 같이 국회에서 논의해야 하는 사안에 대해서는 유보적”이라며 ”오늘 얘기한 것은 특임검사를 임명하라는 것”이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김 총장에게도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공정한 사람을 특임검사로 임명해 팀을 구성해달라”면서 “조속하고 철저히 수사 결과를 내놓는 것이 국민의 의혹에 가장 정확하게 답할 수 있는 길”이라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연합

민주당 버티기 “대장동은 국힘 게이트”

민주당은 “수사를 받겠다”면서도 특검과 국정감사는 거부한다는 입장이다. “정치적으로 소모되는 것에 대해 결단코 반대한다”는 이 지사 측 박주민 민주당 의원의 발언과 다르지 않음을 강조하고 나섰다.

신현영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23일 오전 정책조정회의가 끝난 뒤 야권의 특검 요구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불필요한 요구에 응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분명히 했다.

야당의 특검 요구를 ‘불필요한 얘기’, ‘네거티브 전략’이라면서 정치공세로 규정하기도 했다. 신 대변인은 “이미 경찰의 수사가 진행 중인 사건이고 국회 내 상임위에서도 검토될 수 있는 부분”이라면서 “민생경제 회복을 위해 다 같이 나아가야 하는 중요한 시기다. 네거티브 전략으로 국정조사, 특검 같은 불필요한 얘기를 하는 것에 상당히 유감”이라고 주장했다.

당 지도부 소속 의원들도 특검 거부에 힘을 실었다. 이수진 민주당 원내부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이 지사를 둘러싼 대장동 의혹을 언급하며 “(국민의힘은) 공격하기 전에 곽상도 의원 아들에게 화천대유가 누구 것인지 물어보고, 원유철 전 의원이 화천대유 고문 일하면서 어떤 일을 했는지 조사하라”고 되받았다. “혹시라도 대장동 개발로 불법 부정 이익을 얻은 당내 인사가 또 있는지 잘 찾아보라”고도 했다.

이 부대표는 윤 전 총장 의혹에 대한 특검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는 “윤 전 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과 가족 비리 사건이야말로 특검과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면서 “진짜 범죄와 비리는 여기에 있다”고 강조했다.

김병욱 제3정책조정위원장도 “이번 대장동 개발은 과거 한나라당 세력이 민간을 통해 개발이익을 독점하려던 걸 새로 당선된 이재명 당시 시장이 제동을 걸고 공공이 참여하는 사업으로 바꿔낸 기념비적 사건”이라면서 “야당 측에선 국정조사와 특검을 하자는 건 정말로 아전인수, 적반하장, 후안무치, 주객전도”라고 맞받았다.

그러면서 “의혹과 무분별한 정치공세 멈추시라, 언젠가 대장동 사건은 ‘국민의힘 게이트’가 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당내 경선 중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역시 윤 전 총장을 겨냥한 발언을 이어가며 이 지사를 엄호했다. 추 전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윤석열 후보가 청와대에 대장동을 묻길래 잘 알면서 왜 그러나 싶다. 정치 그렇게 하는 게 아니다”라면서 “의혹이라고 부르고 청와대를 끌어들이면 자신의 ‘검란’ 의혹이 가려진다고 믿는가”라고 물었다.

이 지사도 자신의 무고함을 강조하며 윤 전 총장의 흠결을 꼬집고 나섰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국민의힘이 대장동 이슈 공세로 윤석열 검찰의 청부 수사 의혹이 언론과 공론의 장에서 사라지고 덮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지사는 자신을 둘러싼 대장동 의혹에 관해선 “보수언론이 만들어내고 국민의힘이 나발 불고 우리 당 후보까지 부화뇌동하면서 벌어진 일”이라며 “보수언론과 토건세력, 야당이 여론을 호도하고 있지만 시간은 진실의 편”이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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