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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카쿠 “‘무릎꿇기’로 인종차별 못 막아…선수·기업·정부 직접 나서야”

CNN에 “SNS 기업·선수 머리 맞대야”
“SNS 시대, 인종차별 역대 최악 수준”

첼시 공격수 로멜루 루카쿠가 지난 15일 유럽챔피언스리그 제니트와의 경기 도중 생각에 잠겨 있다. EPA연합뉴스

첼시 공격수 로멜루 루카쿠(28)가 최근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등 SNS 계정을 통해 선수들에게 직접 쏟아지는 인종차별에 본격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최근까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가 경기 전 ‘무릎꿇기’ 세리머니로 인종차별 반대 메시지를 내보내고 있지만 실질적인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무의미 하다는 지적이다.

루카쿠는 23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무릎을 꿇으면 모두가 손뼉을 치지만, 경기 뒤에는 여전히 모욕을 당한다”며 “한편으로 ‘도대체 이걸 왜 하는 건가’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계속해서 연대하고 축구에 다양성이 있다는 걸 보여주는 건 좋다. 경기 전 5초 동안 메시지를 내보낼 수 있지만, 그 외 무엇을 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최근 루카쿠의 동료 마르코스 알론소는 경기 전 무릎꿇기 세리머니를 멈추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무릎꿇기 세리머니가 처음 보여줬던 동력을 잃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대신 경기 전 인종차별 반대 메시지가 적힌 자신의 팔 로고를 가리키겠다고 밝혔다. 크리스탈 팰리스 공격수 윌프레드 자하도 앞서 같은 이유로 무릎꿇기를 멈춘 바 있다.

이날 인터뷰에서 루카쿠는 더욱 직접적인 행동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난 싸워야 한다. 나 혼자만을 위한 게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모든 팀 주장과 선수 4~5명이 인스타그램과 정부, 잉글랜드 축구협회(FA), 선수협회(PFA)와 모여야 한다”면서 “직접적으로 인종차별을 막을 방법을 논의해야 한다. 남자축구만 아니라 여자축구도 포함해서다“라고 했다.

루카쿠는 올해 초 팬들이 들고일어나 막아냈던 ‘유럽슈퍼리그(ESL)’의 예를 들며 “무언가를 멈추길 원한다면 정말 그렇게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물론 선수들도 SNS를 보이콧한다고 선언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SNS 기업들이 구단이나 정부, 아니면 선수들과 이야기해 인종차별을 막을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 (하려고만 하면) 할 수 있다”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인터뷰는 첼시 구단 ‘No To Hate(혐오에 반대한다)’ 캠페인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세계 첼시 팬들이 자신들의 사진을 공유함으로써 서로 인종이나 성 정체성 등 얼마나 다양한지를 확인하고, 어떤 형태든지간의 혐오·차별에 맞서 연대를 다지자는 의미다. 지난 1월 첼시 선수 리스 제임스가 SNS에서 인종차별을 당하자 구단주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직접 주창한 캠페인이다.

출처: 첼시 FC

흑인 선수인 루카쿠는 특히 지난 시즌까지 인종차별이 심하기로 소문난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뛴 경험도 있다. 그는 “축구에서 인종차별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심하다”고 말했다. EPL이 열리는 영국 잉글랜드에서도 지난 유로 2020 대회가 끝난 뒤 승부차기를 실축한 흑인 국가대표 공격수 마커스 래시포드 등에게 무차별적인 공격이 쏟아진 바 있다.

루카쿠는 축구계가 단순히 무릎꿇기 세리머니에 그칠 게 아니라 다음 행동을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순히 보여주기식 세리머니로는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낼 수 없다는 설명이다. 그는 “인종차별과 동성애 혐오 등은 그냥 사라지지 않는다”면서 “우리가 무릎꿇기를 멈춘다면, 다음엔 무얼 해야 하나”하고 반문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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