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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USB-C 타입 충전기 의무화”, 애플 “혁신 저해” 반발

EU 집행위원회는 23일(현지시간) USB-C 형태 충전기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제출했다. 사진은 지난 7월 2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애플스토어 가로수길점의 모습. 뉴시스

유럽연합(EU)이 스마트폰 등 전자제품 제조업체에 USB-C 형태 충전 포트를 의무적으로 설치하게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소비자가 한 종류의 충전기로도 여러 장치를 충전할 수 있게 만들어 혼란을 방지하고 폐기물을 줄인다는 방침이다. 독자 개발한 포트를 쓰고 있는 애플은 혁신 저해를 이유로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이날 휴대전화 충전기에 USB-C 형태 충전 포트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제출했다. 법안에 따르면 USB-C 포트는 모든 스마트폰, 태블릿, 카메라, 헤드폰, 휴대용 스피커 등에 표준으로 적용된다.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 집행위 부위원장은 성명을 통해 “유럽의 소비자들은 호환이 불가능한 충전기들이 서랍에 가득 쌓여 있을 정도로 오랜기간 좌절을 겪었다”며 “산업계가 자체적 방안을 마련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줬고, 이제 표준 충전기를 위한 입법 조치를 할 때다”라고 밝혔다.

집행위는 법안을 낸 배경으로 환경보호를 제시했다. 티에리 브레톤 EU 집행위원은 “장치가 늘어나면서 호환이 불가능하거나 필요 없는 충전기를 판매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우리는 그것에 종지부를 찍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소비자들이 모든 전자제품에 단일 충전기를 사용하면 편의성을 높이고 낭비를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마르그레테 부위원장은 이번 법안에 대해 “소비자와 환경 그리고 녹색 디지털 야망에 부합하는 중요한 승리”라고 말했다.

삼성, 화웨이 등 주요 업체는 이미 USB-C 포트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반면 아이폰 충전에 자체개발한 라이트닝 단자를 적용하고 있는 애플은 이같은 조치가 혁신을 저해하고 소비자들에 손해를 끼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애플 관계자는 “우리는 한 가지 유형의 포트만을 강제하는 등 엄격한 규제가 혁신을 장려하기보다 억제하고 이는 유럽 및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줄 것이라는 점을 우려한다”며 “우리는 소비자 이익을 보호하는 해법을 찾고 혁신을 통해 사용자에게 흥미로운 신기술을 제시하기 위해 이해당사자들과의 지속적인 교류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U는 충전기 동일 규격 의무화로 매년 1만1000t의 전자 폐기물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집행위에 따르면 EU 시민들은 최소한 3개의 충전기를 가지고 있고 2개의 충전기를 정기적으로 쓴다. 이들 중 38%는 호환 가능한 충전기를 찾지 못해 충전하지 못한 경험을 갖고 있다.

EU의 새 법안은 고속충전 기술을 표준화하고, 스마트폰 구매 시 충전기를 동반 구매할지 여부를 소비자가 결정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EU는 이를 통해 연간 2억5000만 유로(약 3442억원)을 절감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법안이 통과되려면 유럽의회의 표결을 거쳐야 한다. 법안은 기업들이 새로운 규제에 적응하는 데 2년의 시간을 부여하기로 했다. 이 조치는 유럽 단일시장을 구성하는 30개국에 판매되는 전자제품에만 적용되지만 사실상 세계를 아우르는 표준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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