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종전선언 나쁘지 않다”…남북대화 물꼬냐, 한미 ‘이간책’이냐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24일 “종전선언은 나쁘지 않다”면서 “종전선언은 흥미 있는 제안이고 좋은 발상”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1일(현지시간) 제76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종전선언을 제안한 지 이틀 만에 북한이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은 것이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김 부부장의 담화에 대해 “굉장히 의미 있고 무게 있게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종전선언을 계기로 남북대화의 물꼬가 트일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김 부부장이 북한에 대한 적대적인 정책을 철회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전제조건을 단 것과 관련해 이번 담화가 한·미 관계 악화를 노린 이간책이라는 주장도 있다.

김 부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장기간 지속돼오고 있는 조선반도(한반도)의 불안정한 정전 상태를 물리적으로 끝장내고 상대방에 대한 적대시를 철회한다는 의미에서의 종전선언은 흥미 있는 제안이고 좋은 발상”이라고 밝혔다.

김 부부장은 그러면서도 “종전이 선언되자면 쌍방간 서로에 대한 존중이 보장되고 타방(상대방)에 대한 편견적인 시각과 지독한 적대시정책, 불공평한 이중기준부터 먼저 철회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가 독자 개발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 지난 15일 도산안창호함(3000t급)에 탑재돼 수중에서 발사되고 있다. 이날 발사시험은 국방과학연구소(ADD) 종합시험장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정부와 군의 주요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이뤄졌다. 국방부 제공

김 부부장은 특히 북한이 남북 대화 테이블에 복귀할 수 있다는 의사를 넌지시 내비쳤다. 김 부부장은 “남조선이 우리를 자극하고 이중잣대를 가지고 억지를 부리며 사사건건 걸고들면서 트집을 잡던 과거를 멀리하고 앞으로의 언동에서 매사 숙고하며 적대적이지만 않다면 얼마든지 북남 사이에 다시 긴밀한 소통을 유지하며 관계 회복과 발전 전망에 대한 건설적인 논의를 해볼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은 국가경제건설과 인민 생활 향상을 위해서라도 적절한 수준의 평화유지와 상황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종전선언 제안을 계기로 대북 적대시 정책을 조금이라도 완화하게 만들면서 교착된 남북관계와 북·미관계를 돌파해 보려는 시도”라고 분석했다.

이번 담화는 북한 리태성 외무성 부상이 이날 오전 6시쯤 “종전선언 채택 시기상조”라는 담화를 발표한 지 불과 7시간 뒤에 나왔다. 이 부상은 담화에서 “종전을 가로막는 최대 장애물인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이 남아있는 한 종전선언은 허상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7시간 만에 톤을 조절한 담화를 내놓은 것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이태성 부상의 담화는 대미, 김여정의 담화는 대남에 방점을 뒀다”며 “두 담화 모두 종전 선언 선결조건으로 여건 조성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종전선언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내년 2월 베이징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미·중 정상이 한자리에 모여 종전선언을 하는 역사적 이벤트가 성사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미국이 북한의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가 없는 상황에서 종전선언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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