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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인 협의체’ 빈손 마무리…징벌적 손해배상 등 독소조항 이견


언론중재법 개정안 논의를 위한 여야 ‘8인 협의체’가 징벌적 손해배상 등 쟁점 조항과 관련해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26일 활동을 마무리했다. 여야가 언론법의 국회 본회의 처리 예정일을 하루 앞두고 막판 담판에 나섰지만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최종적으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언론법을 강행 처리하겠다는 입장인 만큼 여야 간 진통이 예상된다.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왼쪽)과 최형두 의원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언론중재법 8인 협의체 회의에서 논의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협의체 구성원인 김종민 민주당 의원과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마지막 회의를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열람차단청구권 도입에 대해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고 밝혔다. 지난 8일 첫 회의를 시작으로 11차례에 걸쳐 테이블에 앉았지만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이다. 여야는 징벌적 손해배상 등 대표적 독소 조항을 두고 줄곧 평행선을 달렸다.

다만 양측은 “신속하고 실효적인 피해 구제를 위해서 정정보도 및 반론보도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 의견을 같이 했다”며 “구체적인 방법에 대한 그간의 논의 내용을 양당 원내지도부에 건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왼쪽 두번째)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언론중재법 8인 협의체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여야가 협의체를 통한 조율에 사실상 실패하면서 다시 공은 여야 원내지도부로 넘어갔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와 관련해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와) 논의는 당연히 해야 하지만 민주당이 국민의 의사를 무시하고 밀어붙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언론법을 강행 처리하면) 언론의 자유를 짓밟은 정당으로 국민적 심판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두 사람은 앞서 지난달 31일 회동을 갖고 언론법의 본회의 상정을 27일로 미루는 데 합의한 바 있다. 다만 민주당은 최종적으로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본회의에서 언론법을 강행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언론법에 대해 “충분히 검토될 필요성이 있다”고 밝힌 만큼 여당이 강행 처리에 나서기에는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정부 입법이나 내년도 예산안 등 정기국회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강행 처리로 국회가 파행으로 치달을 경우 국정운영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정기국회 파행과 여론 등을 감안하면 박병석 국회의장이 본회의에 법안을 그대로 상정할지도 미지수다. 박 의장은 지난 8월 임시국회 때도 여야 간 합의 처리 원칙을 이유로 법안 상정을 연기시켰다. 정부와 여당은 이날 밤 고위 당청청회의를 열고 언론법 처리 방향 등을 논의했다.

언론 현업단체들은 언론법 본회의 처리 포기를 거듭 촉구했다. 방송기자연합회와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기자협회,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한국PD연합회 등은 이날 공동성명에서 “예고된 파국과 퇴행을 막는 유일한 출구는 사회적 합의 기구뿐”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시작부터 예견된 8인 협의체의 실패는 언론 개혁은 국회를 넘어 사회적 합의로 이룰 수밖에 없다는 명백한 반증이 됐다”고 강조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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