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총선 끝났지만 메르켈 후임은 연정 협상에 달렸다


26일(현지시간) 치러진 독일 연방 총선거에서 중도좌파 사회민주당이 집권당인 기독민주·기독사회당 연합을 제치고 제1당을 차지하면서 16년 만에 정권교체 신호탄을 올렸다. 다만 양측 표차가 1.6%포인트에 불과한 데다 나머지 절반의 표심이 여러 정당으로 흩어진 탓에 연립정부 구성까지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독일 연방선거관리위원회 집계 결과 사민당은 가장 높은 25.7%의 표를 얻어 전체 735개 의석 중 206석을 가져갔다. 2017년 총선 때와 비교해 득표율은 5.2%포인트 오르고 의석 수는 53석 늘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소속된 중도우파 기민당과 ‘자매 정당’ 기사당은 각각 18.9%, 5.2%로 모두 24.1%를 얻는 데 그쳤다. 기민당에 대한 지지가 4년 전보다 7.9%포인트 빠졌고 기사당도 1.0%포인트 떨어졌다. 의석 수는 각각 151석, 45석으로 양당을 합쳐 50석을 잃어 200석 아래로 줄었다.

기민당은 2차 세계대전 이후 72년 중 52년을 집권해온 전통 집권당이다. 지지율 붕괴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16년 만에 물러나는 등 독일 내 혼란스러운 정치 지형과 유럽 내 독일의 리더십 약화를 예고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뉴욕타임스(NYT)는 “기민당 측 득표율이 30% 아래로 무너져 사상 최악을 기록했다”며 “처음으로 3당이 연정을 구성해야 하는 만큼 두 주요 정당은 경쟁적 협상을 벌일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번 선거 특징 중 하나는 유권자들이 다양한 정치적 스펙트럼으로 분산됐다는 점이다. 특히 녹색당은 지난 총선 때보다 5.8% 포인트 오른 14.8%로 사상 최고 득표율을 기록했다. 개별 정당으로는 사민당과 기민당에 이은 3위로 종전보다 51석 많은 118석을 확보했다.

다음으로 자유민주당과 극우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대안당)이 각각 11.5%, 10.3%를 얻었다. 자민당은 12석 늘어난 92석, 대안당은 11석 줄어든 83석을 가져갔다. 이밖에 좌파당이 39석(4.9%), 지역정당 남슐레스비히유권자연합이 1석(0.1%)을 차지했다.

누가 메르켈 총리의 뒤를 이을지는 연정 협상 결과에 달렸다. 기민당 소속 피터 알트마이어 연방경제에너지부 장관은 CNN 인터뷰에서 녹색당, 자유당과의 연정 가능성을 언급하며 이를 ‘미래연합’이라고 지칭했다.

사민당도 최우선 연정 상대로 녹색당에 ‘러브콜’을 보낸 상태다. 사민당 소속 요헨 플라스바르트 환경부 장관은 “이번 선거는 기후와 환경을 위한 선거이기도 했다”며 “사민당이 연정 구성 기회를 얻는다면 첫 번째 선택은 녹색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라프 숄츠 사민당 총리 후보는 승리를 선언하며 “유권자들은 내가 연립정부를 구성하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아르민 라셰트 기민·기사당 연합 총리 후보는 “득표율이 가장 높은 정당이 항상 총리를 배출한 것은 아니다”라며 “연정을 구성하기 위해 모든 것을 하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누가 총리가 되든 권한이 약해질 뿐만 아니라 국내 정치에 더 집중하느라 유럽에서 지도력을 발휘할 시간도 줄어들 것으로 봤다. 독일은 연정 구성이 끝날 때까지 임시 정부로 운영된다. 메르켈 총리도 후임이 확정될 때까지 직을 유지한다. 사민당과 기민·기사당 연합은 일단 크리스마스 시점을 목표로 연정 협상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이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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