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의정부교도소 탈주 20대 도주하며 옷·신발 훔쳐

고산동서 수갑 풀고 옷·신발 절도
검찰 측 늑장 신고, 수갑도 쉽게 풀려
아버지 설득 끝에 28시간 만에 자수


경기 의정부교도소에서 수갑을 찬 채 탈주했던 20대 A씨가 아버지의 설득 끝에 28시간여 도주 생활을 끝내고 지난 26일 하남경찰서에 자수했다. 당초 절도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됐지만,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도주 혐의까지 추가될 전망이다.

의정부교도소 정문 통해 달아나

일용직을 전전하던 A씨는 경기북부지역에서 절도 행각을 벌여왔다. 이에 지난해 11월 의정부지법에 기소돼 올해 7월 1심 선고 재판이 있었지만 불출석했다.

A씨는 8월과 9월 연기된 재판에도 잇따라 불출석했고, 결국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구속을 피해 다니던 A씨는 또 다른 절도 행각으로 서울 강서경찰서에 붙잡혔다.

경찰은 A씨의 구속영장이 발부 사실을 확인 후 의정부지검 측에 인계했다. 의정부지검 수사관들은 A씨를 인계받아 의정부시 고산동에 있는 의정부교도소에 입감을 준비했다.

의정부교도소 입감 전 코로나19 검사를 위해 차량에 내려 대기하던 중, 다른 차량이 교도소 밖으로 나가기 위해 정문이 열리는 틈을 타 A씨는 검찰 수사관을 밀치고 수갑을 찬 채 달아났다.

이때가 지난 25일 오후 3시 33분쯤이다.

수갑 풀고 옷과 신발 훔쳐

의정부시 고산동 의정부교도소 인근 풀숲을 정신없이 달려 도주하던 A씨는 휴대전화와 신발을 떨어뜨렸다. 급한 도주 상황에서 신발도 줍지 못하고 맨발로 달아났다.

의정부교도소 인근 고산동은 택지개발이 한창 진행 중인 곳으로, 이곳에 숨어든 A씨는 먼저 수갑을 빼내기 위해 노력했다.

경찰에게 A씨를 인계받으며 검찰 수사관이 다시 채운 수갑을 A씨는 억지로 힘을 줘 한쪽 손을 빼냈다. 손에 상처를 입기는 했지만 결국 손에서 수갑을 풀어낼 수 있었다.

이후 A씨는 택지개발 공사장에서 절단기를 발견해 수갑의 나머지 부분을 잘라냈다. 또 이곳에서 공사장 인부가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슬리퍼와 옷까지 훔쳐서 갈아입었다.

전동자전거 이용해 도주

A씨는 며칠 전 동두천시 지인 집에 놓고 온 전동자전거를 타고 도주할 계획을 세웠다. 택시를 타고 동두천시로 간 A씨는 전동자전거를 타고 거주지인 하남시로 이동했다.

A씨는 하루가 꼬박 넘게 도주하며 음식을 전혀 먹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주하던 A씨는 서울시 강동구 천호동 인근에서 전동자전거의 배터리가 방전되자 전동자전거를 버리고 하남시로 향했다.

A씨는 하남시에 채 도착하지 못하고 배고픔에 못 이겨 아버지에게 전화했다. A씨는 아버지와 단둘이 살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화를 받은 A씨의 아버지는 A씨를 만났고, 아버지는 배고파하는 아들에게 설렁탕을 사주며 자수를 권했다.

아버지의 설득 끝에 결국 A씨는 지난 26일 오후 8시 20분쯤 아버지와 함께 하남경찰서를 찾아가 28시간여 도주를 마치고 자수하게 됐다.

A씨는 절도 등의 혐의로 구속 전력이 여러 차례 있었지만, 또 구속되는 것이 두려워 탈주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에 대해 도주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영장실질심사는 28일 열릴 예정이다.

탈주 초기 검찰 측 늑장 대응

A씨의 탈주 후 검찰 측의 늑장 신고로 초기 수색작업의 ‘골든타임’을 놓친 것으로 드러났다.

A씨가 검찰 수사관을 밀치고 의정부교도소 정문을 뛰쳐나간 시각은 지난 25일 오후 3시 33분쯤이었지만, 신고 된 시각은 이보다 35분이나 지난 오후 4시 8분이었다.

당시 검찰 수사관 등은 탈주한 A씨를 잡으려 시도했지만, 이미 A씨가 보이지 않아 무리였다.

경찰에 신고하며 A씨가 도주한 지 시간이 흘렀다는 사실을 알렸고, 경찰은 교도소 내 CCTV를 확인해 정확한 도주 시간을 파악했다.

검찰 수사관들이 A씨에게 채운 수갑도 문제다. A씨가 손에 상처를 입기는 했지만 별다른 도구 없이 한쪽 손을 빼냈다.

수갑을 풀어낸 A씨가 탈주 과정에서 의정부교도소 인근 주민들을 상대로 강력범죄 행각을 벌이지 않아 다행이었다.

A씨의 탈주로 수사 당국은 인력 약 150명, 수색견, 드론 등을 동원해 이틀간 수색작업을 벌였지만 결국 검거하지 못했다.

의정부=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